보이스피싱범 오인해 시민 폭행한 경찰 논란

김담희 / 기사승인 : 2017-05-29 1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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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범인을 잡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엉뚱한 사람을 보이스피싱범으로 오인해 체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폭력을 휘둘러 논란이 일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슈타임)박상진 기자=경찰이 엉뚱한 사람을 보이스피싱범으로 오인해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 강력팀 소속 형사들은 전날 오후 10시 40분쯤 서울 성동구 지하철 옥수역 인근에 있던 A(31) 씨를 보이스피싱 용의자로 오인해 검거를 시도했다.

형사들은 A 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얼굴과 눈을 주먹으로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이에 A 씨는 오른쪽 눈과 입술 등 얼굴과 팔 등에 상처를 입었다.

경찰은 A 씨를 연행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범인이 아님을 알아챘다. A 씨 휴대전화에 관련 통화 내역이 없고 인근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는 친구들의 증언도 있었기 때문이다.

A 씨는 "당시 경찰이 범인을 잡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 입장 차이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경찰이 도리어 "운동을 했느냐. 경찰 3명이서도 못 잡겠다"고 말하며 제 얼굴은 만신창이가 됐는데도 동료 경찰들 다친 곳 없는지를 걱정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경찰 측은 보이스피싱 일당이 피해자에게 돈을 더 갖고 옥수역 2번 출구로 오라고 했던 상황에서 A 씨가 힙색(hipsack)을 맨 채 2번 출구에 있어 용의자로 오인했다고 설명하며 "A 씨를 단순제압하려고 했지만 A씨가 강하게 저항하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며 "형사들이 소속을 밝혔는데 A 씨가 이어폰을 끼고 있어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 씨는 "주먹으로 눈과 얼굴을 때리는 사람을 누가 경찰이라고 생각하나"라며 "순간 장기매매라는 생각이 들어 도망치려고 발버둥 쳤다"고 체포에 저항한 이유를 밝혔다.

한편 경찰은 사건 이튿날 A 씨의 집에 찾아가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경찰서는 해당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감찰 착수 등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남숙 사법정의국민연대 구조단장은 "설령 대상이 범인이 맞다고 해도 폭행을 동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하는 게 경찰 역할의 기본"이라며 "이번 사례는 심지어 공권력이 용의자를 착각한 경우여서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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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A 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얼굴과 눈을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가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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