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검찰, 앵무새가 한 말 법정 증거 채택 여부 고려 중

박혜성 / 기사승인 : 2016-06-28 13: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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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사건 현장 목격한 앵무새 "쏘지마" 말 반복
미국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련해 앵무새의 말이 증거자료로 채택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washingtonpost]

(이슈타임)신원근 기자=미국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련해 앵무새가 한 '말'이 법정 증거로 채택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현지 언론은 미시간주 뉴웨이고 카운티의 로버트 스프링스테드 검사가 19살짜리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 '버드'의 '쏘지 마' 발언을 토대로 피의자를 기소할지를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해 5월 발생한 이 살인사건에서 버드의 주인은 마틴 듀람은 여러 발의 총을 맞아 사망했다.

당시 듀람 옆에는 부인인 글레나도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고 경찰은 그 또한 사건의 피해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 글레나가 사건 발생 전 친척에게 유서를 남긴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글레나는 당시 총격에 대해 아무런 기억이 없으며 병원에 실려 왔을 때 기억 밖에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런 가운데 듀람의 앵무새 버드가 결정적인 사건 힌트를 제공하고 나섰다. 버드가 비속어 섞인 남자 목소리로 '쏘지 마'(Don't f***ing shoot)라는 말을 반복한 것이다.

현재 이 앵무새를 현재 맡아 키우고 있는 듀람의 전처 크리스티나 캘러는 '이 앵무새가 전 남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앵무새는 뇌에 각인돼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듀람의 부친인 찰스 또한 '나는 앵무새가 사건 현장에 있었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기억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법정 증거로 채택을 요구했다.

한편 이러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1993년 산타로사에서 그레이라는 남성이 사업 관계로 한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 '맥스'가 '안돼! 리처드. 안돼'를 되풀이했다.

당시 변호인 측은 앵무새가 '리처드'를 외친 것을 볼 때 그레이는 무고하다며 앵무새를 증거로 채택해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레이는 지금도 무기징역을 살고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은 변호인이 아닌 검사가 직접 나섰기 때문에 이전 사건과 다른 결말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는 앵무새 중에서도 '언어의 마술사'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의 말을 따라 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사건 현장을 목격한 증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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