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수수료 정책인가…소상공인·카드노조 잇따라 농성

김혜리 / 기사승인 : 2018-11-13 18: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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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카드사가 일반가맹점에 높은 수수료율을 매기는 구조 개선해야"
카드노조 "일방적·강압적인 수수료 인하는 카드 노동자의 생존권 위협"
▲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 철폐 전국투쟁본부는 13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 세종로공원에서 `자영업 1차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사진=김혜리 기자>
(이슈타임)김혜리 기자=중소상공인과 카드업계 노동자가 정부와 금융당국의 카드수수료 관련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 철폐 전국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는 13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 세종로공원에서 `자영업 1차 총궐기대회`를 열고 "카드사는 매년 2조원대의 막대한 당기순이익을 올렸다"며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수수료 수탈을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투쟁본부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마트협회,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중소상인살리기협회, 편의점살리기전국네트워크 등 20여개 상인단체들로 구성됐다.

투쟁본부는 "금융위원회의 적격비용(원가개념) 산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 수수료 인하 여력이 없다는 것은 해괴한 주장"이라며 "대기업과 중소상인·자영업 간의 카드수수료 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카드사 당기순익 평균 2조원…수수료 수입 50% 이상이 마케팅비용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카드결제금액과 결제비중 증가로 인해 매해 평균 2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유지하는 추세다.

2018년 9월 발표된 `전업 카드사 2018년 상반기 실적`을 보면 카드사의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9%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투쟁본부는 "이는 카드사 마케팅 비용의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실현된 수치"라며 "카드사가 자영업 일반가맹점에 대해 높은 수수료율을 매기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은 2017년 결산기준 6조7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카드수수료 수입인 11조7000억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본부는 "카드사들의 연간 마케팅비는 모두 대형사의 포인트 적립이나 혜택으로 돌아간다"며 "그런데도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가 대기업의 3.3배"라고 했다.

현재 국내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은 연매출액 기준 5억 초과 자영업 가맹점은 2.3%, 기타 대기업 가맹점은 최저 0.7%이다. 

본부는 "도소매업, 음식점 등 자영업 가맹점의 경영에서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수수료 원가 산정을 제대로 하고 당국의 수수료율 조정 과정에 우리도 참여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 카드노조 "수수료 인하에도 경제 여건 나아지지 않아…정부 정책의 문제"

카드업계 노동자들도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로 구성된 금융공동투쟁본부 카드분과(이하 금융공투본 카드분과)는 지난 12일부터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농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공투본 카드분과는 "지금까지 열 차례 카드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의 경제 여건이 나아지지 않은 것은 정부의 정책 방향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가맹점 규모를 영세, 중소, 대형 가맹점별로 나눠서 수수료를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영세 가맹점의 카드수수료를 지금보다 대폭 낮추는 대신 대형 가맹점은 현시점보다 높여 카드사에만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두성학 금융공투본 위원장은 "가맹점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카드수수료를 인하 정책이 카드사에 부담을 전가해 카드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한다"고 꼬집었다.

◇ 카드사 "수수료 부담 지속적 완화…마케팅비용 축소는 힘들어"

카드업계는 지속적으로 소액다결제 가맹점의 수수료율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이에 마케팅비용 축소에 대한 논의는 금융소비자들의 편익과 비용 관점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고객 점유율을 위한 마케팅비 과다 출혈 경쟁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마케팅비와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당국과 카드사, 노동자 및 중소상공인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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