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 4년 '공포정치'로 권력 공고화

박사임 / 기사승인 : 2015-12-10 09: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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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용납 않는 유일체제 구축…신진세력 대거 기용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사진=연합뉴스]

(이슈타임)정영호 기자=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된 지 20여 년 만인 1994년 권력을 승계했던 반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후계자 내정 3년차에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권력을 이어받게 될 전망이다.

후계자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한데다 김정일에 비해 경험이나 카리스마가 부족했던 20대 후반의 젊은 김 제1위원장은 권력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최고권력자의 자리에 올라야만 한것이다.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은 1997년 당 총비서에, 1998년 국방위원장에 취임해 권력승계에 4년이 걸렸지만, 김 제1위원장은 김정일 사망 2주 뒤 최고사령관에 추대되고 이듬해 4월에 당 제1비서와 국방위 제1위원장에 추대돼 불과 4개월 만에 절차상의 권력 승계를 마무리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후 북한 권력층의 실세를 숙청하는 이른바 '공포통치'로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첫 표적은 김정일 사망 이후 군부 실세로 꼽히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었다.

김 제1위원장은 2012년 7월 리 총참모장을 전격 해임했다. 그의 해임은 김 제1위원장의 군 통제 강화 과정에서 비협조적 태도를 취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로 알려졌다.

리 총참모장을 포함해 김정일 장례식 때 영구차를 호위했던 김정각, 김영춘, 우동측 등 '군부 4인방'도 김정은 시대 개막 이후 모두 숙청되거나 일선에서 물러났다.

특히 2013년 12월에는 자신 고모부이자 김정일의 사망 이후 북한 2인자로 군림하던 장성택을 전격 처형했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이 사건은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김정은 유일체제 구축을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중론이다.

올해 4월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재판 절차도 없이 대공화기인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되면서 김정은 체제의 잔혹성이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각인됐다.

지난달 초에는 북한 빨치산 2세대의 대표주자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함경도 소재 협동농장으로 혁명화 교육을 보내는 등 김정은의 공포통치는 멈추지 않고 있다.

'김정은 시대' 4년 동안 처형된 북한 간부는 무려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김 제1위원장은 핵심 간부들에 대한 잇단 처형과 숙청, 해임과 좌천 인사 등으로 지난 4년 동안 자신의 권력기반을 확고히 다질 수 있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의 후계체제 공고화 과정을 보면 기간이 굉장히 짧았다. 권력을 장악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단기간에 하려다 보니 숙청의 정치를 했다'며 '공포정치와 인민 친화 정치의 병행으로 체제의 안정을 이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정은 시대 4년간 세대교체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권력층 내부의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 40~50대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라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지난 4년간 당과 내각, 군에서 중간 간부의 80% 정도에 대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며 '앞으로 당 부부장급 이상의 70% 정도가 세대교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공포정치 일변도의 정권 운영 방식이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권력기반 강화에 도움을 주겠지만 이같은 통치 행태가 장기화 될 경우 피로감 누적으로 권력 내부에서 동요가 일면서 최고지도자의 자질과 지도력을 의심하는 기류가 형성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부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신의 시대를 열기 위한 의도에서 단행된 '2인자 그룹'의 잦은 숙청이 결국은 김정은 권력의 보호막을 스스로 해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과 맥락을 같이 한다.

최근 북한에서 중간 간부 이상의 탈북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공포정치로 말미암아 간부층과 김정은 사이에 균열이 발생한 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36년 만에 개최되는 내년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공포정치의 강도를 누그러뜨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양 교수는 '지난 4년간의 숙청, 공포정치는 조금 줄어들 것'이라며 '그러나 완전히 없애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주의 국가의 수령 독재 체제에서 숙청이 완전히 없어진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 시대에 기용된 신진세력이 이념적으로 어떤 노선을 추구할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김용현 교수는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떤 지향을 하고 있느냐가 관심사인데 아직은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제7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이뤄질 인사나 정책적 흐름을 보면 김정은 정권의 앞으로 지향점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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