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드모트보다 더 나쁜 사람"…도널드 트럼프 관련 비난 폭주

박혜성 / 기사승인 : 2015-12-10 00: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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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차별 발언에 국제 사회 공분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국제 사회의 비난이 일고 있다.[사진=businessinsider]

(이슈타임)신원근 기자=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으로 미국을 넘어 국제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최근 테러가 발생한 프랑스와 영국의 경찰을 비하하는 발언에 양국의 정치인들이 외교적 관례를 깨고 이례적인 비난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BBC와 가디언 등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트럼프의 발언은 분열을 초래하고 쓸모없으며 완전히 틀렸다 며 그의 발언에 절대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영국 총리가 미국 대선 주자들에 대한 논평을 피해 온 관례를 깨는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트럼프는 미국 동부 샌버너디노 총기 난사 테러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IS)의 영향을 받은 무슬림 부부의 소행으로 밝혀지자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완전히 통제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어 이날 오전에는 파리와 런던의 일부 지역은 (무슬림 때문에) 너무 과격화돼 경찰이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서 그곳에 가길 거부하고 있다 며 영국과 프랑스에도 화살을 날렸다.

이에 보수당 소속 새라 울러스턴 의원은 트럼프의 영국 입국 금지를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노동당 소속의 잭 드로미 의원도 트럼프는 위험한 바보 라며 영국 해안에서 1600㎞ 이내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당 소속인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도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완전히 허튼소리 라고 비난하면서 런던과 뉴욕의 범죄는 꾸준히 줄고 있지만, 내가 뉴욕에 가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트럼프와 대면하는 진짜 위험 때문 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도 인류에 대한 모욕 이라며 인종주의에 반대해 연대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경찰청도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트럼프의 발언은 완전히 잘못됐다 며 반박했고, 양당의 런던 시장 후보들도 트럼프의 발언이 혐오스럽고 끔찍하다 , 그가 선거에서 완전히 실패하길 바란다 고 말했다.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젤 파라지 당수마저 극단적으로 나간 정치적 실수 라고 비판했다.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은 트위터에 트럼프를 해리 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악역 볼드모트에 비유한 BBC의 트윗 링크와 함께 끔찍하다. 볼드모트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고 적었다.

영국에서는 트럼프의 영국 입국을 금지하자는 온라인 의회 청원이 시작돼 한국 시간으로 지난 9일 오후 4시 기준 3만2712명이 서명했다.

정부에 답변 의무가 생기는 최소 서명 인원인 1만 명을 3배 이상 넘어, 하원이 관련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인원인 10만 명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이 청원은 과거 트럼프의 스코틀랜드 골프장 건설 계획에 대한 반대 운동을 주도한 바 있는 지역활동가 수잔 켈리가 처음 시작했다.

켈리는 청원에서 영국은 혐오 발언 (hate speech)을 이유로 많은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해왔다 며 부자든 가난하든, 약자든 강자든 상관 없이 영국에 입국하려는 누구에게나 동등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트위터에 트럼프가 다른 누군가들처럼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의 유일한 적은 급진 이슬람뿐 이라고 지적했다.

파리의 교통, 치안 담당자들도 일제히 트럼프의 발언이 완전히 틀렸다 며 반박했고, 파리 대변인도 파리에 대한 무지를 명백하게 보여줄 뿐 이라고 말했다.

외국의 선거에 대한 언급을 삼가온 캐나다 정부 역시 이례적인 비난 행렬에 동참했다. 캐나다 외무장관은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캐나다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 이라며 미국과 이처럼 동떨어진 적이 없었다 고 답했다.

세계 이슬람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져 트럼프를 지지했던 두바이의 사업가 칼라프 알합투르는 여태까지 당신을 지지해 온 것이 유감 이라며 트럼프를 지지한 것은 실수 임을 인정한다 고 NBC에 말했다.

샌버너디노 총기 사건의 용의자 타시핀 말리크의 모국인 파키스탄의 유명 인권 변호사 아스마 자한기르는 우리가 미국처럼 발전한 나라는 아니지만, 그런 사람을 절대 선거로 뽑지는 않을 것 이라고 말했으며, 파키스탄의 이슬람 지도자인 타히르 아쉬라피는 폭력을 유발하는 발언 이라고 비난했다.

이집트 종교부도 성명을 통해 800만 무슬림이 사는 미국 사회에 긴장과 적대를 만드는 혐오 발언 이라고 비판했고, 이스라엘의 한 좌파 칼럼니스트는 IS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트럼프의 발언에) 아주 기뻐했을 것 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이드 라아드 알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인종에 따라 사람들을) 분류하고 정의하는 것은 인간성을 말살하고, 무고한 희생자를 낳을 위험이 있다 며 극단주의자들에게 놀아나는 극도로 무책임한 발언 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신(新)나치주의자들은 트럼프를 아돌프 히틀러와 동일시하며 열광하고 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지난 6월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바 있는 신나치 백인 우월주의 웹사이트인 데일리스토머는 최근 기사에서 하일(heil 히틀러 찬양에 쓰인 표현) 트럼프 - 최후의 구세주 라고 트럼프를 추켜세웠다.

이 사이트 편집자인 앤드루 앵글린은 애초에 무슬림에게 왜 입국을 허용한 것이냐 고 반문하며 정신 나가고 멍청한 생각이었다 고 말했다.

극우 성향의 온라인 토론사이트의 스톰프론트 내에서도 사용자들이 트럼프만이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정하긴 싫지만 트럼프에게 100% 동의한다 트럼프의 제안은 지적이고, 상식적이다 라며 트럼프의 발언에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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