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충전하려고 '인공호흡기' 플러그 뽑아

김담희 / 기사승인 : 2015-08-03 15:05:06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할아버지가 비상벨 눌러 스스로 목숨 건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할아버지 문병 갔다가 핸드폰 충전을 위해 할아버지의 인공호흡기 코드를 뽑은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GettyImagesBank멀티비츠]


(이슈타임)김현진 기자=핸드폰 충전을 위해 꼽혀있던 환자의 인공호흡기 플러그를 뽑아 하마터면 환자의 목숨이 위태로울뻔 한 일이 발생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사는 아드리안 이노호는 최근 할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갔다. 할아버지는 폐 질환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다.

"병원에 가면 할아버지는 잘 계신지 문자 넣으렴" 병문안을 가는 이노호에게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병실에 들어선 청년은 할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하고 바로 문자를 넣으려했지만 휴대폰 배터리가 제로를 향하고 있었다.

청년은 바로 콘센트를 찾았다. 콘센트에는 플러그가 꽂혀 있었지만 청년은 일단 충전이 급했다. 청년은 플러그를 빼고 핸드폰 충전기를 꽂았다.

충전기에 연결된 휴대폰으로 청년은 엄마에게 "할아버지는 잘 계셔요"라고 문자를 보냈다. 청년은 할아버지의 사진까지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엄마의 말을 그대로 따른 청년이 무언가 일이 잘못된 걸 느낀 건 잠시 뒤였다.

평안하게 침대에 누워있던 할아버지의 얼굴이 창백해지기 시작했고 청년이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는 사이 의료진이 허겁지겁 달려왔다.

원인은 할아버지에게 달려 있던 인공호흡기였다. 인공호흡기는 작동을 멈춘 상태였다. 손자인 청년이 휴대폰을 충전하기 위해 뽑아버린 건 인공호흡기 플러그였다.

의료진을 부른 건 할아버지였다. 숨을 쉴 수 없게 된 할아버지는 침대 옆에 달려 있는 비상벨을 눌러 의사과 간호사를 호출해 스스로 목숨을 건졌다.

청년은 "엄마의 부탁대로 문자를 보내려다 하마터면 할아버지를 잃을 뻔했다. 할아버지의 얼굴이 갑자기 파랗게 변해 깜짝 놀랐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저작권자ⓒ 프레스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