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 수감 17개월 만에 땅굴 파서 탈옥

박혜성 / 기사승인 : 2015-07-13 11: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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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1.7m·폭 80㎝ 규모, 환풍구·조명까지 설치된 땅굴 발견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놀라운 방법으로 탈옥했다.[사진=CBS news]

(이슈타임)박혜성 기자=멕시코의 '마약왕'으로 불리는 호아킨 구스만이 영화 '쇼생크 탈출'을 연상시키는 수법으로 탈옥했다.

지난 2001년 교도소를 탈옥했다가 지난해 검거된 지 17개월 만의 일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멕시코 국가안전위원회는 주말인 지난 11일 오후 9시 구스만이 독방에 샤워하러 들어간 뒤 감시카메라에서 사라져 교도관이 방을 수색한 결과 샤워실에서 땅속으로 이어지는 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하 10m 깊이의 이 굴에는 사다리가 놓여 있었고 길이는 1.5㎞로 건축공사를 하는 멕시코 주의 한 건물과 연결돼 있었다고 국가안전위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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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높이가 1.7m, 폭이 80㎝ 규모인 땅굴 내부에는 환풍구와 조명이 설치돼 있었을 뿐 아니라 바닥에는 레일이 깔려져 있었고 땅굴을 파낸 뒤 토사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오토바이까지 발견됐다.'

군경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수색에 나서는 한편, 일대 도로의 검문을 강화하고 인근 공항의 항공기 운항도 통제했다.

'키가 작다'는 뜻의 '엘 차포'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그는 마약밀매와 살인 등의 혐의로 1993년 과테말라에서 체포돼 20년형을 선고받고 멕시코 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지난 2001년 탈옥했으나 지난해 2월 멕시코 해병대에 검거됐다.

이후 구스만은 마약조직 두목과 흉악범 등 중범죄자들을 수용하는 알티플라노 연방교도소에 갇혀 재판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구스만의 독방에서 탈출로로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땅굴이 발견됨으로써 그가 갇혀 있던 지난 17개월 동안 외부의 조직 하수인 또는 교도소 내부 공모자가 탈옥을 도왔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몬테 알레한드로 루비도 국가안전위 위원장은 교도관 10여 명을 상대로 탈출 경위 및 공모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구스만은 미국을 포함한 유럽, 아시아 등지로 '각종 마약을 밀매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인물로,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10억 달러 자산 보유가로 등록되고 오사마 빈 라덴에 이은 세계 두 번째 지명 수배자로 분류되기도 한 인물이다.

미국 시카고 치안당국은 지난 2013년 구스만을 미국의 전설적인 갱 알 카포네에 이어 '공공의 적 1호'로 지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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