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 "신발공장 화재로 72명 사망"

박혜성 / 기사승인 : 2015-05-15 11: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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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교육 부재·부실한 소방 설비 등이 피해 키워"
필리핀 신발공장에서 대규모 화제가 발생했다.[사진=Quartz]

(이슈타임)박혜성 기자=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대규모 화재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부 발렌수엘라 지역에 있는 한 신발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현지 소방당국과 경찰은 화재현장 수습 결과 당초 예상한 최대 67명보다 많은 72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가족이 공장 안에 있었다는 로드리고 나보르는 좋은 소식을 기대하며 잠도 못자고 공장 주위를 계속 걸었는데 그들이 살아있다는 희망이 사라졌다 며 오열했다.

이번 화재는 2층짜리 공장 1층의 주 출입문 수리를 위한 용적작업 중에 불똥이 옆에 있던 슬리퍼 제조원료인 발포제에 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무 슬리퍼를 만드는 공장 특성상 인화성이 강한 재료가 곳곳에 쌓여있어 불이 유독가스와 함께 순식간에 번지며 인명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 출입문 쪽에서 불이 나자 종업원들이 주로 2층으로 대피했다가 고립돼 숨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한편 화재 공장의 열악한 작업 여건, 안전교육 부재, 부실한 소방 설비 등이 피해를 키웠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이번 화재의 생존 근로자와 가족들은 직원들이 화학약품 냄새가 진동하는 작업장에서 최저임금에도 크게 못 미치는 300페소(한화 약 7300원) 정도의 급여를 받으며 일했다고 증언했다.

화재 당시 공장 뒷문으로 탈출했다는 리산드로 멘도사는 여기서 5개월간 일하는 동안 회사 측이 화재 안전 교육이나 훈련을 한 적이 없다 며 화학물질을 섞는 작업을 할 때 얼굴에 마스크 2장을 해도 악취가 날 정도 라고 말했다.

이 신발 공장을 비롯해 필리핀의 제조 공장들이 저임금을 무기로 제품 생산과 수출을 하기 때문에 근로 환경이 나쁘고 소방설비 등 안전 규제 미준수로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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