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전선이 있사옵니다”

▲‘2025 보성 국가유산 야행’ 포스터/보성군 제공

[전남=프레스뉴스] 강래성 기자= 전라남도 보성군(군수 김철우)은 오는 10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보성읍 일원에서 ‘2025 보성 국가유산 야행(夜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야행은 ‘조선의 끝에서 희망을 외치다!’를 주제로, 보성의 역사와 문화를 빛과 예술, 체험으로 재구성한 역사문화축제로 꾸며진다.

보성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수군 재건을 위한 군량미를 확보했던 지역으로,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전선이 있사옵니다”라는 명장면의 배경지이기도 하다. 또한 오충사에는 보성 출신 장수 선거이 장군의 위패가 봉안돼 있으며, 보성향교는 일제강점기 항일정신의 불씨가 된 ‘제주조난사건’의 현장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야행은 8개 분야, 16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미디어아트와 조명으로 문화유산의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는 ‘야경(夜景)’, 역사 인물이 직접 해설하는 ‘야로(夜路)’, 이순신과 선거이 장군의 이야기를 담은 ‘야설(夜說)’, 지역 청년들이 참여하는 프리마켓 ‘당근마켓1597’, 향토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야식(夜食)’, 그리고 보성 차(茶) 명상 프로그램 ‘야숙(夜宿)’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대표 체험 프로그램인 ‘군량미를 구하라!’는 임진왜란 당시 보성군 득량면에서 군량미를 모아 수군을 재건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참여형 역사 콘텐츠다. 참가자들은 체험 부스를 돌며 쌀을 모아 ‘조양창(漕糧倉)’에 기부하고 인증서를 받게 되며, 당시 백성들의 ‘십시일반 정신’을 현대의 나눔 문화로 되살리는 상징적 의미를 더한다.

행사 기간 동안 보성읍 열선루, 오충사, 보성향교, 춘운서옥 일대는 미디어아트 조명으로 연출된 ‘빛의 거리’로 변신한다. 고즈넉한 한옥과 돌담길이 은은한 조명 속에서 살아나며, 관람객들에게 가을밤 정취 속 감성적인 역사 여행을 선사할 예정이다.

보성군 관계자는 “이번 야행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해,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겠다”며 “보성의 문화유산이 가진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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