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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두번째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임미란 광주시 의원,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 이차복 김대중재단 기후환경위원회 위원장, 김광훈 에너지파크 해담마루 센터장 |
[광주=프레스뉴스] 강래성 기자= 2045년 탄소중립 도시를 선언한 광주가 이제 선언을 넘어 실제 정책 실행력에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후위기 대응의 성패가 중앙정부가 아닌 지역의 실행 역량에 달려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광주가 전국 순회 기후포럼의 첫 개최지로 선택된 배경이다.
기후정책 싱크탱크 녹색전환연구소는 31일 오후 2시, 광주시의회 5층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실에서 ‘2026 기후 전망과 전략: 광주와의 대화’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김대중재단 기후환경위원회와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공동 주최하고, DMZ 기후평화연구소와 임미란 광주시의원이 주관했다. 행사에는 시민, 전문가, 활동가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기후정책의 간극을 지역에서 메우기 위한 전국 순회 연속 포럼의 첫 행사로, 204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시민 참여형 기후정책 논의가 활발히 축적돼 온 광주가 출발점이 됐다. 행사는 ▲기후전망 ▲정책전략 ▲지역전망 등 세 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글로벌 기후데이터 블랙아웃 우려…시스템 전환 필요”
기후전망 세션에서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기후위기를 둘러싼 국제 정세와 정치 환경 변화를 짚으며 “2025년이 역대 세 번째로 더운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고, 이미 1.5℃ 기후 마지노선을 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북극과 남극의 해빙 면적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티핑포인트 붕괴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올해 1월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공식 발효 이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탈퇴 가능성과 기후데이터 예산 삭감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서 대표는 “미국발 기후데이터 생산 중단은 전 세계 기후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글로벌 기후데이터 블랙아웃’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허위정보 확산 문제를 언급하며,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지속 불가능한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대응은 곧 먹고 사는 문제…기후복지 설계 관건”
정책전략 세션에서는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이 중앙정부 정책과 지방정부 실행 사이의 간극을 지적하며, 기후대응을 환경 문제가 아닌 ‘복지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기후위기는 결국 시민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라며 “탄소를 적게 배출한 계층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는 구조 속에서, 기후정책은 불평등을 완화하는 사회정책과 결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안 모델로 ‘도넛 경제 모델’을 제시하며, 재생에너지를 지역경제와 연결하는 ‘햇빛소득마을’, 노후주택 그린리모델링, 공공 마을버스 확대, 재난돌봄팀과 공공기후보험 등 생활 밀착형 기후복지 정책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기후정책은 시민의 일상에서 체감되지 않으면 실패한다”며 “안전하고 복지가 탄탄한 지역이 곧 기후 대응력이 높은 지역”이라고 밝혔다.
“2026년 예산 7조6천억…목표는 분명, 실행 동력은 부족”
지역전망 세션에서 김광훈 에너지파크 해담마루 센터장은 2026년 광주시 본예산을 기준으로 광주의 기후정책을 분석했다. 광주의 2026년 본예산은 총 7조 6,823억 원으로, 민생·성장·돌봄·기후 등 4대 전략 중심으로 편성됐다. 이 가운데 ‘기후회복’ 분야에 탄소중립과 기후대응 예산이 집중 배정됐다.
광주는 기후재난 발생 시 긴급 돌봄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기후돌봄 체계에서 선도적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김 센터장은 “대자보 도시(대중교통·자전거·보행 중심)를 표방하고 있지만, 시장 교체 때마다 정책이 흔들리지 않도록 담보할 제도와 예산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시 탄소배출의 핵심인 건물 부문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고, 정책 연속성을 확보할 시민 조직 기반 역시 약하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기후시민단 같은 상설 시민조직과 ‘기후행동 기회소득’ 등 체감형 정책이 실행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AI 중심 도시라는 광주의 특성을 살린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향후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민이 설계한 기후정책, 지방선거 공약으로 이어질까
포럼 이후에는 시민·전문가·활동가들이 참여한 광주 지역 기후정책 제안 워크숍이 열렸다. 워크숍은 녹색전환연구소가 발간한 ‘지역기후백서’를 참고자료로, 에너지·주거·교통·돌봄 등 생활 영역에서 광주 맞춤형 정책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광주 시민의 관점에서 필요한 정책을 구체화하고, 구조적 문제와 정책 공백을 점검하며 이를 지방선거 공약과 정책 설계로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 결과는 향후 전국 순회 포럼 종료 후 종합 보고서로 발간될 예정이다.
한편 ‘2026 기후 전망과 전략 지역과의 대화’는 광주를 시작으로 2월까지 원주, 안동, 창원, 대전, 제주 등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광주는 이미 목표는 충분히 앞서 있지만, 이제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닌 실행을 지속시킬 정치적·제도적 힘”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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