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타임)김혜리 기자=KB국민은행노조가 실적 압박 때문에 목숨을 잃은 은행원에 대해 책임자의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KB노조)는 18일 오전 서울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앞에서 `실적 압박 및 업무부담으로 인한 직원 자살 사건`에 대해 `명예회복을 위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지난 5월 26일, KB국민은행 모 지역영업그룹의 아웃바운드사업본부 스타팀 직원이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스타팀은 외감법인 전담 마케팅이나 영업점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는 팀이다. 해당 직원은 명절 영업점 창구 지원, 담당 영업점 추진 신규 섭외 업체 배분 및 추진상황 개별 보고 등 고유 업무를 벗어난 업무로 시달려왔다.

노조가 공개한 고인의 메모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업체를 개발하고 영업점과 협업하는 것에 너무 큰 압박감을 가지고 있었다"며 "체중이 4kg이나 빠지고 없었던 당뇨 증상까지 생겼다"는 등 과중한 업무와 실적 압박을 짐작게 하는 문구가 확인됐다.

이어 "X 대표와 잘 맞지 않는다", "내가 싫으면 떠나면 된다. 인연에 얽매이지 않는 곳으로" 등 본부 대표와 갈등을 암시하는 문구도 있었다.

노조 관계자는 "올해 신설된 스타팀은 성과평가는 아웃바운드사업본부에서, 역량평가는 소속 지역영업그룹에서 평가하는 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매주 수기 실적보고 및 실적독려가 확인됐다"며 "이원 평가에 따른 업무 범위에 대한 갈등이 상당 기간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죽음에 직접적인 연관이 확인된 해당 지역영업그룹 대표를 즉시 해임하고, 아웃바운드사업본부의 책임자를 경질 징계하며 이 두 책임자의 노조 및 유가족 앞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스타팀 운영방식과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배 KB노조위원장은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최고경영자는 `셀프 연임`을 감행하고, 경영진은 노동조합 선거에 개입하며 일선의 관리자들도 탈법 및 편법적으로 시간외근무를 강요하는 것이 지금 KB의 현주소"라고 꼬집으면서 "여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조직문화를 강요받았기에 소중한 우리의 동료가 벼랑 끝으로 내밀렸다"고 일갈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산업노동자가 비극적 선택을 한 데 대한 노조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노동자가 살아있을 때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살인적인 노동을 강요하지만, 노동자의 이 같은 죽음 앞에 단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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