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민주평화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모습. (사진=김기식 블로그) |
(이슈타임 통신)곽정일 기자=`접대성 해외출장`, `셀프 후원 의혹` 등으로 정치권의 질타를 받았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4일만인 16일 결국 물러났다.
중앙선거관리 위원회는 이날 김기식 원장의 5000만 원 셀프 후원 의혹을 위법하다고 판단했고 김 원장의 사임은 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전 중으로 김기식 원장의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 참여연대 출신 시민운동가, 금융업계 전반적 개혁 필요성 역설
김기식 원장은 참여연대의 창립 발기인 중 한 명으로 지난 1994년 참여연대 출범 이후 18년간 참여연대에서 사무처장, 정책위원장 등의 요직을 맡아 활동했다.
참여연대 시절 김상조 공정위원장과 같이 일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반대 및 이라크 파병 반대 활동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19대 국회에서 민주통합당(現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로 당선된 그는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 간사와 당 재벌개혁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하며 금융·공정거래·재벌 개혁 분야에 정책통으로 활동했다.
특히 비은행지주(보험, 증권회사 소유한 회사)의 산업자본 지배 금지법을 앞장서 통과시켰고, 순환출자 금지, 산업은행 정책금융 통합 등에 대한 통과에 앞장서 경제민주화를 이끈 리더 중 하나라는 평가도 있다.
순환출자란 같은 그룹 안에서 계열사들끼리 돌려가며 자본을 늘리는 것을 말하는데 한 계열사가 부실해지면 출자한 다른 계열사까지 부실해지는 약점과 재벌 기업들이 계열사를 지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비판이 많았던 정책이었다.
◆ 로비성 해외 출장 논란
이번 김기식 낙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로비성 해외 출장 의혹이다. 김 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시절인 2014년 3월 24일에서 28일까지 피감기관인 한국거래소 돈으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4박 6일의 출장을 다녀왔다. 이 기간에 공식 일정은 우즈베키스탄 정부 관계자와 면담한 3월 25일 단 하루뿐이었고 공식 일정 직후 한국거래소 관계자들은 다음 출장지인 모스크바로 떠났으나 김기식은 이틀 더 체류하다가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사실이 추후에 드러났다.
당시 한국거래소로부터 출장여비 110만 원을 송금받았지만 사용 내용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또한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기식 원장은 비서와 함께 2015년 5월 25일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 벨기에 브뤼셀, 이탈리아 로마, 스위스 제네바 등을 방문했는데 이들 일행이 열흘간 지출한 비용이 총 3077만 원 이었고 이 비용은 모두 KIEP예산으로 충당됐다.
출장보고서 확인 결과 김기식 일행은 5월 30일 오전 11시 10분경 1인당 7유로의 입장료를 내고 성 바티칸 성당을 찾았으며 오후 5시 32분에는 1인당 12유로의 콜로세움 입장권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4일간 제네바로 이동하기 전까지 숙식 및 관광비용으로 쓴 돈이 총 508만원이었다.
가장 비판을 받았던 것은 민간은행인 우리은행 돈으로 해외를 다녀왔다는 것이다. KIEP 해외 시찰 일주일 전 김기식 원장은 2박 4일로 중국에 다녀왔는데 항공비 등 체류 비용을 전부 우리은행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기식 원장은 우리은행의 중국 화푸빌딩 헐값 매각의혹을 지속해서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져 의혹의 눈초리가 커졌다.
◆ 셀프 후원금 및 직원 퇴직금 논란
김기식 원장은 의원 시절 받았던 정치후원금 일부를 자기가 속한 `더좋은미래`모임과 보좌직원들에게 나눠줘서 논란에 휩싸였다.
김 원장은 의원시절, 임기 만료를 열흘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5000만 원을 후원했고, 다음 날에는 보좌직원 퇴직금 명목으로 200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 모두 2200만 원을 이체했다.
이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 저녁 8시 쯤, 위법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김 원장의 사의표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셀프 후원금 문제에 대해서 위법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김기식 원장은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금융기관의 감독을 담당하는 금감원 수장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도덕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십 년 째 정체된 금융계에 대한 전반적 개혁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이번 김 원장의 낙마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에 사는 K 모(42)씨는 이슈타임통신과의 통화에서 "사실 국회의원들 해외 출장 외유성으로 다녀오는 거 모르는 사람 있나, 도의원 시의원들도 다녀오고 국회에서도 해외출장 다녀온다는 핑계로 놀다 오는 거 맞지 않나"라며 "대사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일 년에 한번 국회의원들이 감사한다고 찾아와서 감사는 2~3시간 하고 나머지 일정은 그 근처 관광 다닌다. 내가 직접 그들 스케줄 조율하고 의전을 했다. 스케줄에는 온통 관광지 아니면 호텔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뿐이다. 그래놓고 누가 누구를 뭐라고 하는건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기식 원장의 경우 우리나라 금융을 재벌에게서 독립시키려는 정책을 많이 제안했던 사람이고, 그만큼 재벌 소유구조를 파악해 어떤 것이 약점인지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인데 정치권의 희생양으로 낙마한 게 아쉽다"며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럼 국회의원 해외 출장 기록 다 공개하자. 국민이 김기식 원장에 대해 비판을 할 수 있어도, 비슷한 맥락에서 자유롭지 못한 의원들이 비판의 목소리 높이는 것은 보기 좋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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