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이 남긴 것> 시청률·수익 대박…케이블역사 다시 쓰다

박사임 / 기사승인 : 2016-01-17 14: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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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가족극으로 저변 넓힌 뒤 로맨스 추리로 정점 찍어
응답하라 1988 방송 장면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슈타임)박상진 기자=출발부터 심상치 않더니 결국 사고 를 쳤다.

마지막회 시청률이 19.6%를 기록했고 매출은 220억 원을 넘어섰다. 케이블 최고 기록인 것은 물론이고, 지상파 부럽지 않은 눈부신 성적이다.

주요 출연진이 이 드라마 덕에 촬영한 광고만 55개이고, 이 드라마가 소환한 1980년대 음악은 30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지금의 10~20대를 사로잡고 있다.

심각하게 치닫고 있던 세대 간 분열이 응답하라 1988 을 시청하고 이야기할 때만은 완화되거나 없어졌다는 말까지 나왔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이 시청하면서 즐거워하고, 공통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콘텐츠가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것이다.

복고 코믹 가족극에서 시작한 드라마는 역대 응답하라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로 후반부를 후끈하게 달궜다.

특히 막판에는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이 하늘을 찌르면서 덕선의 남편이 누구냐를 놓고 펼쳐진 뜨거운 갑론을박과 대소동은 그 자체가 하나의 재미있는 축제가 됐다.

응답하라 1988 덕분에 많은 이들의 가슴에 그해 겨울은 따뜻하게 기억될 것이다.

지난해 11월6일 평균 6.7%(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순간 최고 8.6%의 시청률로 출발한 응답하라 1988 은 지난 8일 방송된 17화에서 평균 16.5%, 순간 최고 20%를 기록했다.

종영을 3회 남기고 순간 최고 시청률 20%를 찍은 이 드라마는 남은 회에서 평균 시청률에서도 20%를 넘길 수 있을 것이냐는 기대 속에, 먼저 15일 방송된 19화에서 평균 시청률 18.6%로 6년 만에 케이블 프로그램 시청률의 새 역사를 썼다.

역대 케이블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은 2010년 10월22일 방송된 슈퍼스타K2 마지막회의 18.1%였다.

응답하라 1988 은 이어 마지막 20화에서 다시 1%포인트 오른 19.6%를 기록했다. 대망의 평균 시청률 20%를 아깝게 넘지는 못했지만, 이 자체로 케이블을 넘어 방송업계 전반의 지각 변동을 가속화하는 눈부신 성과다.

현재 방송 중인 평일 밤 지상파 미니시리즈의 시청률이 4%(MBC 달콤살벌 패밀리 )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응답하라 1988 이 거둔 시청률 금자탑은 지상파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다. 지상파 프리미엄을 와장창 깨부수는 사건이다.

근래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시청률 20%를 넘긴 것은 지난해 SBS TV 용팔이 가 유일하고, 대부분의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시청률 10% 안팎에서 근근이 버텨내고 있고 한자릿수 시청률도 비일비재한 현실에서 케이블채널 드라마가 시청률 20%에 육박했으니 한국 방송사에 있어 대사건이다.

tvN은 앞서 응답하라 1988 의 20회까지 각종 광고와 VOD 매출을 합치면 221억 원 정도로 계산이 된다고 밝혔다.

제작비가 60억~70억 원가량 든 걸로 알려졌는데, 제작비를 빼면 최소 15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낸 것이다.

역대 응답하라 시리즈를 뛰어넘는 것은 물론이고, 케이블 프로그램 최고 수익이다. 한마디로 억 소리가 나게 잘된 것이다.

여기에 OST와 드라마 관련 상품 매출까지 합치면 매출과 수익은 더 늘어나게 된다.

16일 현재 멜로 음원차트에는 소녀 걱정말아요 그대 함께 혜화동 청춘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 세월이 가면 이젠 잊기로 해요 매일 그대와 등 무려 9곡의 응답하라 1988 OST가 50위 안에 들어있다.

오혁, 이적, 노을, 박보람, 김필, 디셈버, 기현, 여은, 소진 등 모두 지금의 인기 가수들이 리메이크한 버전이다. 30년 전의 노래가 이를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가슴시린 추억과 함께 새로운 느낌으로, 이를 처음 듣는 세대에게는 지금의 감성에 맞는 느낌으로 나란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OST는 음반 판매와 함께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한동안 음원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드라마 관련 상품은 버스카드, 우표, 포토엽서 등 총 8종 11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배우들도 드라마 인기 덕을 톡톡히 누렸다. 혜리와 박보검을 비롯해 주요 출연진이 응팔 덕에 찍은 광고가 무려 55개다.

특히 대부분 이 드라마 전까지는 광고계에서 존재감이 없던 배우들이라는 점이 놀랍다. 이중 덕선 역의 혜리는 이미 단독 광고 13개로 대략 6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모델료도 이전에 비해 두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박보검 10개, 안재홍 9개, 라미란 6개, 이동휘 4개 등 줄줄이 광고계의 러브콜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응답하라 1988 은 이전 응답하라 시리즈와 달리 코믹 가족극에서 출발하며 시청층의 저변을 넓혔고, 후반에는 로맨스 추리극으로 정점을 찍었다.

응답하라 1997 과 응답하라 1994 도 그때 그시절 을 불러들였지만 1990년대와 1980년대가 시청자에게 일깨우는 추억과 감성의 강도는 큰 차이가 난다. 그만큼 1980년대는 우리 현대사에서 많은 이야기를 품은 시절이었고, 지금의 30~50대를 단숨에 하나로 만들 수 있는 공통의 화제를 내포한다.

그런데 단순히 복고만으로 이 드라마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드라마는 누구나에게 통하는 따뜻한 가족 코미디와 타임머신을 탔지만 결코 촌스럽지 않은 감각으로 스토리를 버무리며 10~20대로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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