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였던 의사 부부 금품 털기 위해 계획 세워
(이슈타임)백재욱 기자=여의사의 현명한 대처로 강도범으로부터 가족들의 목숨을 구하고 경찰이 범인을 검거하는데도 크게 이바지했다.

전직 제약회사 직원 안모(34) 씨는 회사 근무 시절 거래처였던 A(48) 의사 부부의 금품을 털기 위해 12일 오전 7시36분쯤 광주 서구 모 아파트 현관 복도에서 흉기와 휘발유가 든 병을 손에 들고 현관문이 열리기만을 숨죽여 기다렸다.

이윽고 현관문이 열리자 A 씨와 고3에 진학하는 아들이 함께 나왔다.

안 씨는 갑자기 달려들어 이들 부자가 미처 닫지 않은 현관문 안으로 몰고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안 씨는 흉기와 휘발유로 위협해 10억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며 A 씨 부자에게 서로 몸을 묶으라며 청테이프를 던졌다.

안 씨의 배낭에는 작은 생수병에 담긴 휘발유 3병도 들어 있었다.

광주의 모 개인병원장인 A 씨는 흉기를 들고 휘발유를 뿌리며 돈을 내놓으라며 위협하는 안씨를 상대로 현관 1㎡ 공간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또한 건장한 아들은 아버지를 도와 안 씨와 싸웠다.

이 사이 살려달라 는 아들의 비명을 듣고 아내 B(49) 씨가 거실에서 뛰쳐나왔다.

위험천만한 상황임을 판단한 A 씨는 순간적으로 현관문과 거실 사이 중간 문을 걸어 잠그고 경찰에게 신고전화를 했다.

주변을 순찰 중인 지구대원들이 1분여 만에 도착했으나 현관문이 잠겨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B씨는 기지를 발휘해 문자 메시지로 현관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보내 경찰이 신속히 들어오게 도왔다.

경찰이 현관문을 열며 테이저건을 쏘며 안 씨를 제압하는 사이 B 씨는 미리 준비한 소화기를 쏘며 검거를 도왔다.

아들은 치열한 격투 과정에서 목에 상처를 입긴 했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이 모든 게 불과 2~3분여 만에 벌어졌다.

신속한 범인 검거에는 경찰의 빠른 대응도 한몫했다.

B 씨의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 112상황실은 정식 출동 지령을 내리기 전에 선지령 으로 신고 내용을 순찰 중인 지구대원들과 광주 서부경찰서 강력팀과 공유했다.

신고내용을 들고 신호위반까지 해가며 신속히 움직인 지구대원들은 정식 출동 지령이 떨어진 7시37분 이전에 이미 현장에 도착해 범인에게 수갑을 채웠다.

서부경찰서 강력팀은 범인 탈주로를 막기 위해 아파트를 둘러싸고 엘리베이터에 도착해 있었다.

강도범 안 씨는 사전에 범행도구를 준비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했으나 여의사 어머니의 기지에 소화기 분말을 잔뜩 뒤집어쓰고 철창신세가 됐다.

조사결과 안 씨는 약 2년여전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며 거래하던 병원 원장 부부를 상대로 강도짓을 벌이려고 결심했고 사전에 치밀한 계획과 세우고 준비를 했다.

A 씨 부부는 안 씨를 직접 상대하지 않아 얼굴을 알아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안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A 씨 부부의 집 주소 등을 알게 된 경위 등을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어머니의 침착한 기지와 지구대원들의 신속한 출동이 합작,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며 어머니는 위대하다는 말을 체감한 사건이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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