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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2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 뉴스1) |
1. 파업의 정당성 판단 기준
파업이 헌법과 노동관계법상 보호되는 적법한 쟁의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주체, 목적, 절차, 방법의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한다. 이 중 삼성전자 노조의 경우 주체와 절차 요건은 충족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핵심 쟁점은 목적의 정당성, 즉 '성과급 요구가 적법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될 수 있는가'에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은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가 아니라 회사의 경영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라는 요구는 사용자의 경영 판단 영역에 속하는 이익 배분 문제를 단체교섭과 쟁의행위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목적의 정당성이 문제된다.
성과급, 특히 OPI와 같은 경영성과급은 회사의 이익, 사업부별 실적, 경영 판단 등에 따라 지급 여부와 규모가 결정되는 금품이다. 따라서 이를 일정 비율로 고정하여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용자의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대법원 판례 중에는 경영성과급을 임금이 아니라 이익 배분적 성격의 금품으로 보아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들이 있다. 이러한 법리에 의하면, 삼성전자 노조가 OPI를 중심으로 파업을 추진하는 것은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현재 삼성전자는 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이다. 만약 법원이 성과급 요구를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가처분을 인용한다면, 그 이후 강행되는 파업은 불법파업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노조 지도부와 관련자들은 형사책임은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다.
2. 성과급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지
대법원은 단체교섭의 대상에 관하여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고, 경영·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이라 하더라도 근로조건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경우에는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 2002.5.31. 선고 2001두8568 판결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노조 측은 이 판례를 근거로 성과급 역시 근로조건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삼성전자의 OPI가 과연 근로조건으로 확정되어 있는가에 있다. 성과급 지급 기준이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임금규정 등에 명확하게 정해져 있고,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인정되는 경우라면 이는 임금 또는 근로조건의 일부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그 경우 지급 기준의 변경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이나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사건에서 중요한 점은, 현재 취업규칙상 OPI에 관하여 확정적인 지급 기준이나 지급의무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OPI가 회사의 경영성과와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재량적으로 지급되는 성격이라면, 이를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삼기는 어렵다.
3. 최근 대법원 판례의 의미
대법원은 최근 성과 인센티브의 임금성을 부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이 임금에 해당하려면 먼저 그 금품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어야 하므로, 비록 그 금품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면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여기서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인지 판단할 때에는 그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해당 사안에서 대법원은 사용자의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급여·복지규정 및 임금·복리후생 지침이 “사장이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고, 지급기준 등은 그때마다 사장이 정한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특별성과급에 관한 지급 여부와 지급 기준이 사용자에게 재량으로 유보되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해당 특별성과급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대법원 2026.1.29. 선고 2022다255454 판결. 이 판례의 취지에 의하면, 삼성전자의 OPI가 회사의 경영성과와 사용자의 재량에 따라 지급되는 금품이라면, 이를 근로의 대가로서 확정된 임금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그러한 성과급을 일정 비율로 고정하여 지급하라는 요구는 단체교섭의 정당한 대상이 되기 어렵다.
또한 대법원은 성과급의 통상임금성에 관하여도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근로자의 근무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은 단순히 소정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업무성과를 달성하거나 그에 대한 평가결과가 어떠한 기준에 이르러야 지급되므로, 일반적으로 소정근로 대가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와 같은 순수한 의미의 성과급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25.8.14. 선고 2023다216777 판결.
이 판례 역시 순수 성과급은 근로제공 그 자체의 대가라기보다는 성과, 평가, 경영성과 등에 따라 지급되는 금품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그렇다면 순수 경영성과급인 OPI를 임금으로 보아 그 지급 비율을 단체교섭과 쟁의행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법리상 한계가 있다.
4. 삼성전자 인센티브 판결의 직접적 시사점
특히 삼성전자 사건과 관련하여 주목할 판례는 대법원 2026.1.29. 선고 2021다248299 판결이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삼성전자의 성과급 체계를 크게 목표 인센티브(TAI)와 성과 인센티브(OPI)로 구분하여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회사에 지급의무가 인정되며, 그 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 또는 밀접하게 관련된다고 보아 임금성을 인정하였다. 반면 성과 인센티브, 즉 OPI에 대해서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과 직접적 또는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아,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판결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삼성전자가 재무성과와 전략과제 이행 정도를 바탕으로 각 사업부문과 사업부의 성과를 평가한 결과에 따라 지급하는 목표 인센티브와 각 사업부에서 발생한 경제적 부가가치의 20%를 재원으로 삼아 지급하는 성과 인센티브가 문제 된 사안에서, 성과 인센티브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과 직접적 또는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기 어려워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으로 볼 수 없으나, 목표 인센티브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례이다. 대법원 2026.1.29. 선고 2021다248299 판결.
이 판결은 삼성전자 OPI의 법적 성격을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대법원이 OPI에 대하여 임금성을 부정하였다면, 노조가 OPI를 근로조건의 본질적 내용으로 전제하고 그 지급비율을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삼는 것은 법리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5.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의 문제점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단순한 임금협상이라기보다 회사의 이익 배분 구조 자체에 개입하려는 요구에 가깝다.
회사의 영업이익은 근로자에게 자동적으로 귀속되는 임금 재원이 아니다. 영업이익은 투자, 연구개발, 배당, 유보금, 설비투자, 위기 대응 재원 등 다양한 경영 판단에 따라 배분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노조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선점하겠다고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일종의 ‘선배당’을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는 노조가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단체교섭의 범위를 넘어, 회사의 이익 배분 구조에 직접 관여하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노조가 근로자의 지위를 넘어 회사의 이익 배분에 참여하는 ‘준주주적 지위’를 요구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된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주주가 아니다.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통하여 임금과 근로조건의 개선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회사의 영업이익 중 일정 비율을 사전에 배정하라고 요구할 권한까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는 단체교섭의 정당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6. 목적이 부적법한 파업의 법적 책임
목적이 정당하지 않은 파업은 헌법상 보장되는 단체행동권의 보호 범위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그러한 파업은 적법한 쟁의행위가 아니라 위법한 집단행동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법원이 삼성전자의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뒤에도 노조가 파업을 강행한다면, 이는 법원이 이미 해당 파업의 위법성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고 쟁의행위를 강행하는 것이 된다. 이 경우 노조 지도부와 관련자들의 법적 책임은 더욱 무거워질 수 있다. 그 책임은 크게 형사상 책임, 민사상 책임, 징계책임으로 나뉜다.
첫째, 형사상 책임이다.
정당성이 없는 파업은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로 평가되어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문제될 수 있다.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내려졌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파업을 강행한다면, 간접강제금 부과 등 민사집행상 제재가 따를 수 있고, 사안에 따라 별도의 법적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다만 이를 곧바로 공무집행방해죄로 평가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므로, 이 부분은 신중하게 표현하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 민사상 책임이다.
불법파업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회사는 노조와 노조 지도부, 불법행위를 주도한 조합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생산라인의 가동 중단은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그 손해배상 규모가 매우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는 불법파업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와 개별 조합원 책임 제한에 관한 논의가 변화하고 있으므로, 실제 책임 범위는 구체적 행위 태양, 가담 정도, 손해 발생과의 인과관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셋째, 징계책임이다.
회사는 불법파업을 주도하거나 업무복귀 명령을 거부한 근로자에 대하여 무단결근, 업무지시 거부, 직장질서 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할 수 있다. 사안이 중대하다면 해고를 포함한 중징계도 가능하다. 그리고 파업의 목적과 방법이 정당성을 상실한 경우에는 노동위원회나 법원에서도 그러한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7. 결론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은 그 목적의 정당성 측면에서 중대한 법적 하자를 안고 있다. 특히 OPI는 대법원 판례상 근로제공과 직접적 또는 밀접하게 관련된 임금으로 보기 어렵고, 사용자의 경영성과와 재량에 따라 지급되는 성격이 강하다. 그럼에도 노조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단체교섭의 범위를 넘어 회사의 경영성과 배분에 직접 개입하려는 것이다. 이는 근로조건의 개선 요구라기보다 회사의 이익 배분 구조에 대한 개입이며, 법적으로는 경영권의 본질적 영역을 침해하는 요구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법원이 삼성전자의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인용한다면, 그 이후 강행되는 파업은 불법파업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노조 지도부는 형사상 업무방해 책임,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회사 내부 징계책임을 모두 부담할 수 있다.
결국 삼성전자 노조가 OPI를 중심으로 파업을 강행하는 것은 단순한 노사분쟁의 차원을 넘어,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이 어디까지 보호될 수 있는지, 그리고 회사의 경영성과 배분에 노동조합이 어느 범위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중요한 법적 분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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