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 미국 '본사 상대' 집단소송 추진

류현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9 10: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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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KP 로펌, 뉴욕 연방법원에 제기 예정
"해킹 인지, 보안투자 소홀 여부 따진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모습./사진-뉴스1

[프레스뉴스] 류현주 기자=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쿠팡 고객들은 미국 본사를 상대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에 나섰다.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현지 로펌 SJKP는 8일(현지 시각) 뉴욕 맨해튼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모회사 '쿠팡 아이앤씨(Inc.)'를 상대로 소비자 집단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국일 대륜 경영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쿠팡의 본사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등록돼 있고 뉴욕 증시에 상장된 미국 기업"이라면서 "따라서 저희는 미국 사법 시스템의 강력한 칼날로 이번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에서는 기업이 정보를 은폐할 경우 피해 입증이 어렵고, 역대 최대 과징금이라는 카카오조차 151억원에 불과해 연 매출 30조원이 넘는 쿠팡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서 "반면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있어 배상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미국 에퀴팩스(Equifax)는 3000만명 정보 유출로 무려 7억 달러에 합의했고, 야후(yahoo)는 매각가가 4800억원 삭감되는 치명타를 입었다"면서 "이와 같은 선례를 근거로 저희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기업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쿠팡의 지배구조위험관리 의무 위반을 근거로 책임을 묻겠다"라고 강조했다.

쿠팡 Inc.는 쿠팡 한국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다. 미국 국적인 김범석 의장이 2010년 창업했고 2021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이번 미국 소송은 현재 한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과는 별개로 진행된다. 이날 회견에서 배포한 발표문에서 SJKP는 "쿠팡 Inc.를 상대로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 소비자 집단소송을 공식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이 소비자 피해 배상에 집중한다면 미국은 상장사의 지배구조 실패와 공시 의무 위반을 다투는 본질적으로 차별화된 소송이 될 것"이라면서 "원고는 주주가 아닌 실질적 피해를 입은 '쿠팡 사용자'로 주가 영향이 아닌 정보 유출로 인한 소비자 권리 침해를 다투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SJKP는 "일각에서는 '서버와 담당자가 한국에 있어 조사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제기한다"면서 "그러나 미국 본사가 한국 자회사의 시스템과 데이터에 실질적인 접근 권한을 갖고 있다면 미국 법원은 서버가 어디에 있든 관련 자료 제출을 강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다국적 기업 사건에서도 이 방식으로 핵심 내부 자료를 확보한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우리는 이 강력한 선례와 제도를 통해 경영진이 해킹 징후를 언제 인지했는지, 보안 투자를 왜 소홀히 했는지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SJKP는 "이번 집단 소송은 철저하게 '성공보수' 방식으로 진행된다"면서 "변호사 비용과 소송 비용은 SJKP와 대륜이 선투자하며 승소 또는 합의 시에만 일부가 비용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피해자는 선부담이 없고, 패소하더라도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구조"라고 밝혔다.

집단 소송 업무에는 미국 투자 및 기업 법무와 관련한 다수의 자문 경험을 보유한 손동후 미국(뉴욕주) 변호사를 중심으로 카일 코트널(Kyle Courtnall) 변호사와 탈 허쉬버그(Tal Hirshberg) 변호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카일 변호사는 버지니아 주 검사 출신으로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 변호사 자격을 갖췄고, 모건 스탠리 등에서 금융 분야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탈 변호사는 뉴욕주 변호사로, 미국 남부지방법원 및 동부지방법원의 연방 사건을 다수 대리한 송무 경력이 있다.

미국은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 막대한 배상액을 부과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T모바일은 2021년 7660만명 고객 정보 유출 사건으로 약 3억5000만달러(약 5100억원)의 현금 보상에 합의했다. 2017년 에퀴팩스(Equifax)는 1억4300만명 신용정보 유출로 최대 7억달러(약 1조원) 배상에 합의했다.

한편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계정 약 3370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공개했다.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일부 주문 정보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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