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숨지게 한 30대 운전자… '크루즈' 주행보조장치 안전성 논란

류현주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9 1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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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서 사고 수습 경찰 덮친 차량, 편의기능 의존 주의력 저하 불러
▲지난 4일 오전 1시 23분께 전북 고창군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고창 나들목 인근에서 발생한 잇따른 교통사고로 사고 차량이 크게 파손됐다. 이날 발생한 사고로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 등 2명이 숨지고 구급대원 등 9명이 다쳤다./사진=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

[프레스뉴스] 류현주 기자=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를 숨지게 한 30대 SUV 운전자 A씨가 ‘크루즈(자동주행)’ 기능을 켠 채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행보조장치에 대한 과신이 사고 위험을 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전북 고창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시23분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고창 분기점 인근에서 발생한 사고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한 결과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작동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운전자 A(38)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크루즈 컨트롤 기능 사용이 전방 주의력 저하와 졸음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치상 혐의로 구속됐다.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주행을 돕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최근에는 앞차와의 거리 조절과 자동 감속·제동 기능이 결합된 적응형 정속주행장치(ACC)로까지 발전했다.

 

지난해 10월22일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 구간 상남7터널에서는 승용차가 미끄러져 벽을 추돌한 1차 사고를 수습하던 소방차를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작동한 전기차가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전기차 운전자(26)가 중상을 입었고, 30대 구급대원도 타박상을 당했다.


같은 해 6월 크루즈 컨트롤로 달리던 외제차가 정차 차량을 인식하지 못하고 들이받아 운전자가 숨졌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크루즈 컨트롤이 작동된 상태에서 발생한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2022년 5건, 2023년 4건, 2024년 12건, 2025년 8건으로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2차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고속도로 전체 교통사고는 2020년 1834건에서 지난해 1409건으로 감소했지만, 2차 사고는 같은 기간 51건에서 76건으로 늘었다. 2차 사고의 치사율은 일반 교통사고의 3∼5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주행보조장치가 레이더나 카메라로 주변 차량을 인식해 속도를 조절하는 구조일 뿐 자율주행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는 정상 작동을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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