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달러 속에 1500원 넘보는 환율… 외환위기 이후 최고

류현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5 09: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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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평균 환율 1470원 넘어… 내년 환율 변동성 국면
▲원·달러 환율 평균이 1470원을 넘어 외환위기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15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됐다./사진=뉴스1

[프레스뉴스] 류현주 기자= 12월 원/달러 환율 평균이 1470원을 넘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다. 내년까지 1400원대 후반의 높은 환율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1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정규장 종가 기준 평균 환율은 1470.4원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인 1998년 3월(1488.87원) 이후 월평균 기준 최고다. 지난 11월 평균 환율인 1460.44원보다도 10원가량 더 오른 수치다.


환율은 10월 추석 연휴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11월 7일(1456.9원)부터는 장중에도 1450원 아래로 내려온 적이 없을 정도로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중이다.

원화는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 유달리 약세를 나타냈다. 이달 들어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0.69% 하락했다. 호주 달러(1.56%)와 캐나다 달러(1.50%), 유럽연합 유로(1.20%), 영국 파운드(0.94%), 일본 엔(0.17%) 등 주요국 통화가 대부분 강세인 점과 대비된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20일 100.25에서 지난 12일 98.40 수준으로 하락하며 10월 중순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달러 가치가 약세로 돌아섰던 10월 중순과 비교해도 현재 환율은 50원가량 더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달러 흐름과 달리 원화만 별도로 움직이면서 달러인덱스와 환율 간 괴리가 점점 확대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원화 가치가 회복되지 않는 배경으로 기업과 개인의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수급이 손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1월 한 달 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결제 규모는 55억 2400만달러에 달했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10월(68억 1300만달러)보다는 줄었지만,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기업과 금융기관의 환율 변동성 대응을 위한 환헤지 수요와 연말 결제·송금, 대미 투자 관련 달러 수요까지 겹치며 외환시장의 달러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

김종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환율 상승 요인의 약 70%가 국민연금과 개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수급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달러 수급 불균형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환율이 안정화하더라도 1400원대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인의 해외투자 확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흐름으로 봐야 한다”며 “원화 약세와 미국 증시 강세가 맞물리면서 해외 투자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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