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로페이 일주일…강남 고속터미널 가보니

김혜리 / 기사승인 : 2018-12-26 18:35:5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 상가에 붙은 제로페이 사용 포스터. <사진=김혜리 기자>
(이슈타임)김혜리 기자="어르신들이 좀 불편해하실 것 같지만, 사용해봐야 알겠는데요?"

지난 20일 `제로페이 서울`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영등포역 지하쇼핑센터에 50개 업체, 강남터미널 지하쇼핑센터에 508개 업체가 시범 시행에 들어갔다.

26일, 연말연시에 북적이는 사람 속 지하쇼핑센터 중간에는 `제로페이 존`이라는 현수막이 길게 붙어있었다. 입점업체 대부분이 제로페이 가맹점으로 참여했지만 제로페이가 완벽히 설치된 곳은 얼마 되지 않았다. 설치 중 오류가 나서 대기 중이거나, 아직 QR코드 키트를 받지 못해 계산대에 설치하지 않은 매장이 대부분이었다.

◇판매자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소비자 "굳이 사용해야 할까요?"

지하쇼핑센터의 가게 기둥에는 `제로페이 가맹점`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스티커를 따라 들어가 보니 계산대에는 제로페이용 QR코드가 비치돼 있었다. 

▲ 기둥에 붙은 '제로페이 가맹점' 표시 스티커. <사진=김혜리 기자>

신발 장사를 하는 A씨(남, 49세)는 "대부분 현금 결제를 하는데, 계좌이체를 하지 제로페이를 굳이 사용하진 않을 것 같다"며 "출시했지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우리는 알아도 고객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옷 판매 상인 B씨(여, 34세)는 "아직 인터넷뱅킹을 사용할 줄 몰라 텔레뱅킹을 사용하는 어르신이 계시는데 그분들이 제로페이를 잘 사용하실지 모르겠다"며 "젊은 고객들의 반응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젊은 고객들은 대부분 계좌이체를 이용해 제로페이가 분명 편리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객들은 계좌이체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지하상가에 자주 방문하는 대학생 C씨(25)는 "이미 카카오페이 간편결제가 있어 제로페이까지 굳이 쓸 것 같지 않다"며 "제로페이를 이용하면 물론 카드보다 수수료가 덜 나가겠지만 계좌이체를 통한 현금거래를 좋아하는 점주들에겐 제로페이보단 계좌이체가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페이`란?

제로페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민선 7기 핵심 사업이다. 매장에 비치된 휴대전화 앱의 QR 코드(고유 정보가 담긴 격자무늬 코드)를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으로 찍으면 결제 대금이 고객의 계좌에서 점주의 통장으로 이체된다. 

제로페이는 결제 과정에서 중간단계를 최소화해 수수료율을 0%대로 구현한다. 민간 결제사업자들의 새로운 결제수단이 경쟁을 통해 수수료를 낮추는 구조다. 

이를 활용할 경우 수수료는 평균 0.3%이며 ▲ 연 매출 기준 8억원 이하는 0% ▲ 8~12억은 0.3% ▲ 12억 초과는 0.5%가 적용된다. 일반 가맹점의 경우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제로페이는 전용 앱이 없다. 소비자는 제로페이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는 간편결제사나 은행의 간편결제앱을 사용하면 된다. 현재 제로페이가 가능한 은행은 국민·기업·농협 등 20개이며, 간편결제사는 네이버페이·페이코 등 4곳이다.

이번 시범서비스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터미널 지하쇼핑센터와 영등포역 지하쇼핑센터 입점업체 등을 비롯해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BHC,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등 26개 프랜차이즈 본사가 직영점 중심으로 참여한다.

 

한편 금융결제원이 위탁·운영하는 제로페이의 초기 구축비용과 연간 운영비용은 각각 40억원이다. 금융결제원은 모든 은행이 공동으로 설립한 기관으로 은행의 분담금으로 운영된다. 결국 제로페이 통합플랫폼 구축 비용 또한 은행들이 부담하게 된다.

 

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 수수료 인하도 중요하지만 비용 부담 문제도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며 "제로페이를 이용하는 소상공인과 참여자 모두 윈윈하는 구조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프레스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