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디지털-글로벌 투트랙…은행 아닌 정보회사로＂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디지털-글로벌 투트랙…은행 아닌 정보회사로": 김혜리 / 기사승인 : 2019-03-21 18:23:30

2대 통합은행장 취임식…"소통과 배려로 통합 완성하겠다"

▲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사진=김혜리 기자>

(이슈타임)김혜리 기자=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디지털과 글로벌 양 날개를 달고 정보회사로 거듭나겠다"며 2대 행장으로서의 청사진을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은 21일 KEB하나은행 주주총회를 거쳐 지 행장이 차기 KEB하나은행장으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 행장은 지난 2015년 9월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초대 행장이었던 함영주 전 행장에 이어 2대 은행장이 됐다.

지 행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통합 중국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초대 은행장을 역임하면서 전략, 재무, IB, 기업영업, 개인영업, 기획 등 은행 업무 전반을 총괄한 경험을 갖춘 `중국통`으로 불린다. 오랜 해외근무 경험 덕택에 풍부한 글로벌 감각 및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외 영업력 확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신관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디지털`과 `글로벌`을 강조했다. 지 행장은 "디지털 전환은 숙명"이라며 "빅데이터 관리를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 선사하고 업무 프로세스 혁신으로 직원 업무 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 행장의 `디지털 전환`에 맞춰 오는 2020년까지 1200여명의 디지털 전문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그는 디지털화 전략에서 "일반적 예금, 대출에 머무르는 커머셜 뱅크에서 `정보회사`로 하나은행의 본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 행장은 디지털 전환 전략 중 하나로 하나금융지주가 추진하는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obal Loyalty Network·GLN)`를 꼽았다. 하나금융은 다음 달 대만에서 GLN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GLN은 전세계 금융기관, 유통회사, 포인트 사업자가 각자 운영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포인트, 마일리지와 같은 디지털 자산이나 전자화폐를 서로 자유롭게 교환, 사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네트워크다.

지 행장은 "GNL은 하나은행이 가진 포인트를 모두 모아 글로벌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 완전히 새로운 결제시스템을 글로벌에 전파하는 하나의 예"라고 말했다.

이어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정교한 고객 관리로 고객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모바일을 상품과 서비스의 핵심 채널로 만들어 누구의 도움이나 사용 설명서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한 최고 수준의 직관적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ICT기업이나 SNS기업 등과 협업 확대로 하나은행을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지 행장은 "현재 국내은행은 제로섬 게임을 펼치는 중이다"라며 "이제는 첨예한 경쟁 벗어나 세계로 영토를 넓혀 새 성장 모멘텀으로 삼아야 은행산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 행장은 이를 위해 현지 우수 인력을 양성하고 리스크관리 및 심사 등을 현지화할 계획이다.

외환·하나은행 내부의 화학적 통합에 대해서는 `소통`과 `배려`를 언급했다. 지 행장은 "궁극적 인수 후 통합작업(PMI)은 시간 걸리고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라며 "통합은행 초대 행장인 함 전 행장이 터전을 잘 닦아놔 형식적인 PMI는 거의 다 완성됐다. 다만 정서적 PMI를 어떻게 할지가 2대 은행장인 제게 주어진 중요한 미션"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동의 명확한 목표, 즉 디지털과 글로벌 혁신 통해 한 가지 목표로 나아갈 때 정서적 통합이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만 디지털 글로벌 혁신은 기존 은행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의미로, 합병에 방해되는 조직 불안정성 있을 수 있다"며 "저는 이를 소통과 배려로 풀어내려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와 금융감독원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외부에는 갈등이 있는 것으로 비쳤는데 견해의 차이가 있는 것이지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는 25일 함 전 행장과 금감원을 방문하기로 했다"며 "감독기구와 피감기관이 소통하며 역지사지해야 한다. 그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