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글로벌화 청사진에 '해외파' 행장 속속 등장

김혜리 / 기사승인 : 2019-03-22 18: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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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순이익 확대에 박차…글로벌화에 '제격'
<사진=게티이미지>
(이슈타임)김혜리 기자=시중은행장이 은행의 글로벌화(化) 지휘에 직접 나선다. 해외 근무 경험을 살려 국내 은행업의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취임한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국내에서 전통적 영업방식으로는 더는 새 수익원을 낼 수 없다"며 "제가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직원과 함께 글로벌화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지 행장은 지난 2001년 홍콩지점 부지점장, 2003년 심양지점장을 거쳐 2007년 하나은행 중국법인 설립 부단장을 지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하나·외환은행 중국법인 통합을 이끈 뒤 중국유한공사 은행장을 역임하며 중국 법인 성장을 이끌었다.

이 같은 경험치를 가진 지 행장은 2025년까지 전체 은행 순이익 중 해외비중을 40%까지 늘리려는 지주사 전략에 안성맞춤이라는 평이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해외 순이익은 285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해외 순이익 중 중국법인 비중도 2016년 8.5%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22.5%로 확대됐다. KEB하나은행은 중국유한공사를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당기순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이상 성장한 400억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26일 취임을 앞둔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20년 가까이 일본에서 근무해 `일본통`으로 불린다. 특히 신한은행의 일본 현지 법인(SBJ은행)에서 오사카지점장과 법인장을 잇달아 맡았다. SBJ은행은 일본에서 소매 영업을 하는 유일한 외국계 은행이다. 그가 2017년 당시 상무급인 해외법인장에서 부행장보를 건너뛰고 신한은행 부행장으로 곧장 승진한 것도 일본에서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해외점포 순이익은 3215억원으로, 국내 은행권 최대 규모다. 특히 현지 외국계 은행 중 1위로 성장한 베트남 신한은행이 이런 실적을 이끌었다. 베트남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200만달러,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37억달러다. 이를 바탕으로 진 행장은 신한베트남은행과 SBJ은행 등을 통해 해외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행장도 남다른 해외 근무 경력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미국 LA지점장을 거쳐 글로벌사업본부 집행부행장, 글로벌그룹장, 글로벌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7년 취임 후 지난해 캄보디아 WB파이낸스 등을 인수하며 해외 시장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손 행장은 시중은행 중 최대 규모인 해외 네트워크 수(26개국 441개)를 바탕으로 오는 2020년 말까지 해외 당기순이익 비중을 3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은행권에서는 국내 금융업 성장성의 한계를 지적해 왔다. 게다가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영업 환경이 나빠지자 해외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이 해외 점포에서 올린 순이익은 9억8300만달러(1조111억원)로 1년 전보다 22.2%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행장의 해외경험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글로벌화에 훨씬 더 직접적인 포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외파` 행장의 등장으로 언어장벽과 글로벌 마인드 취약성, 경험 및 정보의 부족 등 문제가 보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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