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까지 눈독 들이는 금융지주사…혁신·참신 될까?

김혜리 / 기사승인 : 2019-03-08 17:17:2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新 서비스로 기존 인터넷은행 뛰어넘기엔 '예대마진' 의존 높아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이슈타임)김혜리 기자=오는 5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앞두고 기존 금융지주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인터넷은행이 금융지주사의 과점 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하나지주는 키움증권·SK텔레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후발 주자로 참여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카카오뱅크(10%), 케이뱅크(13.79%)에 주주로 참여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신한, 하나지주가 인터넷은행 시장에 참여하면 기존 은행업계와 같은 `4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최소자본금 요건이 인터넷은행들의 절반인 250억원으로 줄어 은행의 부담이 줄어들었다"며 "은행이 쌓아온 금융 노하우가 인터넷은행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기존 은행 고객들의 유입도 기대할 수 있어 시장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이저 금융사의 시장 진입이 은행권의 혁신성과 참신성을 대표하는 `메기`가 되기는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참신하고, 금융사가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포화된 시장에서 먹거리를 찾기 위한 노력의 연장 선상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보여준 상품·서비스보다 편리하고 혁신적인 무언가가 당장 나오진 않을 것"이라며 "기존 인터넷은행 고객이 `새롭다`고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기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권의 주 수익원은 아직 `예대마진`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4대 금융그룹은 지난해 예대마진에 기반해 10조원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은행과 손잡은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경우 간편송금, 신용등급 조회, 은행계좌·신용카드 조회, 부동산과 P2P(개인 간) 투자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영업이익은 기록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제3 인터넷전문은행, 어떻게 가야 하나` 토론회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인터넷은행 취지는 `메기`를 시장에 풀어 미꾸라지들을 정신 차리게 하는 것"이라며 "대형 금융지주사의 진출은 메기가 아닌 `새끼 미꾸라지`가 들어오는 격으로, 은행시장 경쟁력 강화에 도움되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IT 기업들이 금융사와 합종연횡으로 컨소시엄을 꾸리면서 2대 주주로 나설 시 시중은행의 자회사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주주는 은행이 아니라 IT 기업이니 문제 될 건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당국 관계자는 "은행뿐만 아니라 다양한 ICT 업체의 참여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상반기 인가 완료 후 추가 인가가 어려운 만큼, ICT 기업의 참여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프레스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