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결국 영장 청구…'리딩뱅크' 어쩌나

김혜리 / 기사승인 : 2018-10-09 12: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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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 가능성'…이르면 10일 영장심사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JTBC 뉴스 갈무리>
(이슈타임)김혜리 기자=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금수저·대물림 채용' 혐의를 받아온 조용병 신한금융지주회장에 영장이 청구됐다. 이에 2008년 KB금융에게 1위 자리를 빼앗긴 후 지난달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하며 9년 만에 '리딩뱅크'를 탈환한 신한금융지주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신한은행 채용비리를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주진우 부장검사)는 지난 8일 오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사 과정에서 조 회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확인된 증거와 증거인멸 우려 등을 종합 검토한 뒤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회장은 1984년 신한은행에 입사한 후 2002년 신한은행 인사부장을 지냈다. 2007년 뉴욕지점장, 2010년 경영지원그룹 전무,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를 거쳐 2015년 3월 은행장을 맡은 데 이어 지난해 3월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조 회장은 2015년 3월부터 2017년 3월 신한은행장을 지내는 동안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임원 자녀 등을 특혜채용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달 3일과 6일 조 회장을 비공개 소환해 그의 범죄 혐의를 조사했다.

지난 8월 2013~2016년 신입행원 채용 당시 인사담당 부장이었던 이모, 김모 씨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간부 4명 등 관련자들을 조사하면서 '금수저 채용'에 당시 행장이었던 조 회장도 어느 정도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그의 소환시점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5월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신한생명에 대한 채용관련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신한은행에서 12건, 신한카드는 4건, 신한생명 6건의 비리가 발견됐고 이중 임직원 자녀 채용비리 의혹 관련 건은 6건이었다.

신한생명은 2013~2015년 채용과정에서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인 지원자에 대해 서류심사 점수를 임의로 상향 조정하는 방법 등으로 채용 특혜를 부여했다. 즉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인 지원자가 서류심사 시 전공점수를 배점(8점 만점)보다 높은 점수(10점)를 부여받아 서류전형을 통과(최종 합격)한 식이다.

또 신한은행은 서류심사 시 연령별로 배점을 차등화하거나 일정 연령이상 지원자에 대해선 서류심사 대상에서 탈락시켰다. 신한카드도 채용공고문에 '연령제한 없음'을 명시했음에도 33세 이상(병역필) 및 31세 이상(병역면제) 지원자를 서류심사에서 배제하며 연령 및 성별에 따라 차등 채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법원 고위 관계자는 "검찰이 조 회장에게 영장을 청구한 것은 그의 비리를 입증할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라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는 달리 구속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구속 전 조 회장의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르면 10~11일께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릴 전망이다.

검찰의 영장 청구에 따라 조 회장의 '리딩뱅크 굳히기'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위기설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9월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며 9년 만에 KB금융에게서 금융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앞서 지난 5월 베트남에서 일반인 신용 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등 한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에서도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번 영장 청구로 조 회장이 영장실질심사에 발이 묶이게 돼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행보에 제동이 걸린 것.

같은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영장 기각으로 채용비리 구설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공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그룹은 신한베트남은행을 크게 성공시키며 동남아에서 입지를 굳히는 등 국내외로 '리딩뱅크' 입지를 다지기 위한 영업을 펼쳐왔다"며 "당분간은 '몸집 불리기'보다는 조 회장의 영장실질심사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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