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 500조원 돌파…빚 위에 빚 쌓인다

김혜리 / 기사승인 : 2018-12-24 11: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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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55% 증가…5개 이상 기관서 빌린 다중채무자 103만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슈타임)김혜리 기자=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의 부채가 500조원을 넘어섰다.

24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나이스평가정보 다중채무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3개 이상 금융사(대부업체 포함)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보유한 부채가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500조2906억원을 기록했다. 

다중채무자 부채는 일반 대출자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말과 올해 9월 말을 비교해보면 전체 대출보유자의 부채 규모가 1058조3757억원에서 1550조8493억원으로 46.5% 늘어나는 동안 다중채무자의 부채는 321조1112억원에서 500조2906억원으로 55.8% 증가했다.

9월 말 기준 5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도 103만6000명에 달한다. 다중채무자들이 갈수록 더 많은 대출을 받는다는 것은 대출을 줄이지 못하고 이쪽 빚으로 다른 쪽 빚을 메우는 돌려막기 가능성을 의미한다. 

금감원은 다중채무자의 부도 전염 효과가 금융시스템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중채무자의 부채가 금리가 높은 2금융권을 시작으로 은행권의 대출마저 연체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특히 소득기반이 취약한 청년이나 노년 등 취약계층이 우려된다. 올해 9월 말 기준 다중채무자 가운데 29세 이하는 30만868명, 60대 이상은 40만9433명이다. 이들을 합치면 전체 다중채무자의 16.8%가 청년과 노년층이다. 다중채무자 6명 중 1명 꼴이다.

이들이 빚을 진 곳 중에 은행을 제외하면 20대는 저축은행(약 13만명)과 대부업(약 12만명)이 가장 많았고 60대는 카드사(약 26만명)와 상호금융(약 17만명)이 가장 많았다. 상호금융을 제외하고는 연 20%대 고금리 신용대출이 주를 이룬다. 

30~50대 중장년층은 소득 흐름이 상대적으로 좋아 부채를 극복할 여력이 있지만, 청년·노년층은 다중채무가 부채 돌려막기로 이어져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상환능력이 낮은 7~10등급 저신용자도 113만8664명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인 `취약차주`는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67.6%에 달했다. 버는 돈의 3분의 2를 부채를 갚는 데 사용한다는 의미다. 담보가 없는 이들 취약계층은 고금리인 신용대출을 받은 비중도 일반 차주의 2배에 육박한다.

최운열 의원은 "시중금리가 오르면 15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며 "특히 소득기반이 취약한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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