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진 칼럼] 김만배 대선공작 피해자 이재명

전석진 / 기사승인 : 2023-09-11 11: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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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중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뉴스타파 대선 공작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 뉴스1) 
[칼럼] 변호사 전석진= 국민의힘당에서는 김만배 녹취록을 두고 이것은 대선 공작이고 그 수혜자는 이재명 후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를 대선 공작의 배후로 두고 조사를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이것이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김만배 녹취록 공개의 수혜자가 이재명이기는커녕 이재명 후보는 김만배 녹취록 보도의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이틀전에 포스팅한 바와 같이 녹취록 공개 전인 2022.3.6.경에는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HIF지수(언급량 지표)에서 8%정도 리드하고 있었다. 그런데 김만배 녹취록이 공개되어 이슈가 된 2022.3.8.에는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HIF 지수에서 10%가량 리드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2022.3.9. 선거 당일 HIF 지수는 윤석열 후보가 1.7%정도 유리한 결과를 나타내었고 이로써 승부가 결정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김만배 녹취록에 의해 기획되지 아니한 잘못된 네거티브 켐페인이 어설프게 행해졌고 이로 인하여 이재명 대표 측에 네거티브 켐페인의 역효과로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나는 김만배 녹취록이 없었다면 이재명 대표가 20대 대선의 승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좀더 자세히 논거를 살피자.

제대로 기획되지 않은 네거티브 캠페인은 역풍을 맞아 오히려 공격했던 측이 곤경에 빠지게 된다.

흔히들 하는 말로 ‘정치인은 본인 부고 기사만 아니면 뭐든지 기사가 나오는 것이 좋다’라고 한다. 이 의미는 언론에 나오지 않는 것보다는 나오는 것이 좋다는 의미가 되므로 나쁜 보도라 하여 꼭 나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언급량 지표를 올리기 때문이다. 이 말은 적절치 않은 네거티브 공격은 상대방의 언급량만 높혀 주고 장기적 효과도 없으므로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뜻이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나를 지지해야 할 이유’(적격론) 대신 ‘상대를 뽑지 말아야 할 이유’(불가론)를 호소하는 모든 행위가 포함된다. 그러므로 잘못 시행되면 상대방의 언급량만 높혀 주는 역효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박영선, 오세훈 후보의 언급량 지수 추이를 보면, KBS의 오세훈 후보 처가 내곡동 땅 셀프보상 의혹 보도 이후 SNS와 커뮤니티에서 오세훈 후보 지수가 급증했다. 그리고 이러한 언급량 지표의 차이는 오세훈의 압도적 승리를 초래했다. 잘못된 네거티브 캠페인의 역효과를 실증해 주는 것이다.

근거 없는 흑색선전 같은 네거티브 선거캠페인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는데, 김만배 녹취록에서 윤석열 후보가 조우형을 봐주었다는 이야기는 당시 구속되어 있었던 잠정 범죄자인 김만배의 말로 근거가 약했고 추가 증거도 밝혀지지 않아서 역풍을 맞은 것이다.

유권자가 네거티브 선거캠페인이 거짓이라고 인지하거나 공격의 정도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할 경우 유권자는 오히려 네거티브 선거캠페인의 대상자를 희생자로 인식하여 심정적 동요와 동정을 가지게 된다.


김만배 녹취록 공개와 함께 민주당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의 몸통이라고 주장하였는데 사람들은 대장동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은 이재명 후보였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이와 같은 공격은 도를 넘은 것이라고 생각하여 오히려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게 된 것이다.

존슨-카티와 코플랜드(Johnson-Cartee & Copeland)의 연구에 의하면 ‘이슈ㆍ정책 중심의 네거티브 선거캠페인은 효과가 있으나 이미지ㆍ개인적 자질 중심의 네거티브 선거캠페인은 별 효과가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만배 녹취록은 이미지, 개인적 자질에 관한 네거티브여서 윤석열 후보의 언급량만 높혀주었지 효과는 역효과였던 것이다. 

 

김만배 녹취록의 경우 ‘이미지 공격 캠페인’이었으므로 네거티브 선거캠페인의 효과가 적었다. 이슈 중심적인 네거티브 켐페인이 효과가 있는 것인데 김만배 녹취록 이야기는 이슈 중심이 아닌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공직선거법, 후보자 비방죄 등 선거법 규제가 강하므로 네거티브 선거캠페인 영향력의 약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외국과는 달리 네거티브 캠페인의 역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다. 네가티브 캠페인 시에는 역효과(Backlash Effect)가 발생한다. 이는 유권자가 상대 후보자보다 네거티브 선거캠페인을 수행한 후보자에게 더 나쁜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을 말한다 .


가라몬은 그의 연구에서, 공격을 하는 후보자에 대해 강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공격을 받는 후보자에게는 약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므로 네거티브 선거캠페인은 역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감성적 방법(이미지 공격 )보다 이성적 방법 (이슈공격)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김만배 녹취록의 경우는 이슈 공격이 아니라 감성적인 방법이 사용된 것이다.

이러한 모든 점을 보면 20대 대선에서 김만배 녹취록 공개는 민주당에서 기획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재명 대표는 뉴스타파에서 잘못 보도한 기사의 피해자이지 수혜자라고 할 수가 없다.


나는 거꾸로 김만배 뉴스타파 기사는 국민의힘당 측의 기획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당에서는 당시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다고 판단하여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투표 임박하여 대장동 사태를 이슈화시킴으로써 대장동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이재명 후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부각시켜 투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을 기획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 내 의심이다.


뉴스타파가 진보 진영의 언론이라는 점을 표명하고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뉴스타파는 회색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당이 회색 언론을 이용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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