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주국제영화제 최다관객 돌파…독립영화를 보러 가는 이유?

김혜리 / 기사승인 : 2018-05-13 22: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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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타임 정치경제부 김혜리 기자

(이슈타임 통신)김혜리 기자=지난 12일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JIFF)는 역대 최다 관객인 8만200여명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폐막됐다.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의 비경쟁 국제영화제로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맥을 같이 하며 경쟁 부문에 따라 상을 수여하는 영화'시상식'인 대종상이나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과는 다르다.


특히 JIFF는 비상업성 독립영화를 다루기 때문에 어디에서 듣지도, 볼 수도 없었던 영화를 모아 상영하는만큼 영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장점을 가졌다.


JIFF의 관전포인트는 그 슬로건처럼 '영화 표현의 해방구'에 있다. BIFF에서 미처 소개되지 못한 작품을 포함한 다채로운 출품작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JIFF에 출품된 작품들은 독립영화 특성상 상업영화만큼의 주목이나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우나 JIFF에서 말미암은 작품들이 괄목할만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2017년 8월, JIFF가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7’로 선정·제작한 김대환 감독의 '초행'이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열린 '로카르노국제영화제'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매년 영화제측이 선정한 3명의 감독에게 제작비를 지원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이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7' 선정작인 'N프로젝트'는 정치다큐영화 '노무현입니다'로 개봉해 총 관객 185만명을 동원하며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워낭소리'에 이어 독립영화 역대 흥행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5년에는 JIFF가 수입·배급한 '트립 투 이탈리아'가 관객 1만명을 돌파했고 2014년에 배급·수입했던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무려 14만여명을 동원했다. 통상 독립영화의 흥행 여부는 1만명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14만명은 경이로울 정도의 수치다.


1만이나 14만, 185만이라는 숫자는 1000만에 익숙해진 한국 관객들에게 대단치 않은 수치일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의 1인당 평균 극장 관람 횟수는 연간 4.5회로 미국(4.3회)보다도 많은 세계 1위이다. 하지만 극장 관객 대부분은 드라마, 스릴러, 액션에 치중된 한국영화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독립영화가 설 자리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 이유는 독립영화만의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의 향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킹콩',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알려진 피터 잭슨 감독과 '스타워즈' 시리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은 모두 독립영화에서 영화인생을 시작했다. 이들의 전례없는 시도와 이색적인 각본으로 탄생한 원석이 관객에게 새롭게 다가간 것이다.


특히 피터 잭슨은 1987년 감독, 주연, 각본, 편집, 특수효과 등을 모두 담당한 독립영화 '고무인간의 최후'를 제작했다. 저예산인데다 조악한 특수효과로 만들어진 작품이었지만 훗날 자신이 보여주고픈 영상을 명확히 나타내는 데 밑거름이 된 작품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성공 이전에는 해변을 홀로 거닐며 제작한 피터 잭슨의 초기작이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박찬욱 감독도 '달은 해가 꾸는 꿈'이라는 저예산 인디영화에서부터 감독생활을 시작했다. 이 영화는 세간의 관심이나 흥행성적에서는 먼 거리였지만 훗날 박 감독의 복수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작품이 됐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데뷔한 류승완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두명 다 더할나위 없는 영화감독으로 한국의 영화산업을 이끌며 누군가의 꿈으로, 목표로 빛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독립영화를 거쳐 누구나 아는 유명한 감독이 된 사람들로 미루어보자면, 독립영화란 '삶'이라는 영화사(史)에서 누구든 꼭 거쳐야 할 관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제 막 1개월 된 신입 기자인 필자의 기사처럼 날 것 그대로인 독립영화의 다음 행보를 알고싶다면 내년 JIFF에 참관해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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