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알프스 '크래들 마운틴'을 오르다

유창선 / 기사승인 : 2017-12-01 11: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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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연유산 선정된 자연 경관뿐 아니라 운영 시스템 시사하는 바 많아

(이슈타임 통신)유창선 기자=호주하면 흔히 떠오르는 풍경은 황량한 사막이나 아름다운 바다 풍경 등일 것이다. 그러나 호주에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서늘한 기후의 지역도 있다.


크래들 마운틴은 호주 남단에 위치한 타스매니아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산이다.


세계 자연유산에 선정돼 있는 이 산은 최고 해발 1545m이며 해발 934m에 위치한 도브 호수가 특히 유명하다.


크래들 마운틴 정상의 도브호수. [사진: 유창선 기자]

한국의 지리산처럼 산 전체를 트래킹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최대 2주까지도 소요될 만큼 광활한 산이지만 관광객을 위한 하루 코스도 개발돼 있어 각자의 사정과 계획에 맞춰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크래들 마운틴으로 가는 길은 남쪽에서 접근하는 방법과 북쪽에서 접근하는 방법이 있는데 보통은 북쪽에서 들어가는 길을 선택한다. 인근에 큰 도시나 공항 등이 없기 때문에 공항이 있는 론세스톤이나 항구가 있는 데븐포트쪽에서 들어가게 되는데 론세스톤에서는 차로 2시간 정도, 데븐포트에서는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산 입구 안내소에 도착하면 넓은 주차장이 있고 보통은 이곳에 차를 주차해 두고 셔틀버스를 타고 산으로 들어가게 된다. 주차를 하면 셔틀버스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차량 1대당 최대 8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도브호수 주변 산책로에서 바라본 도브호수. [사진: 유창선 기자]

셔틀버스는 20분마다 출발하며 3~4개 중간 정거장을 거쳐 정상 쪽 도브 호수까지 가게 된다.


중간에 셔틀버스에서 내려 트래킹을 즐길 수도 있는데 각 코스는 30분에서 4시간까지 다양하며 코스의 길은 나무로 지면에서 20cm 정도 띄워서 만들어 주변 환경을 최대한 보호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11월의 호주는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지만 크래들 마운틴의 정상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남아 있을 정도로 서늘하다. 하지만 햇살은 무척 강하고 일기도 변덕이 심해 이곳을 방문할 때는 옷을 단단히 잘 챙겨야 한다.


정상까지 버스를 타고 편히 올라가는 모습은 한국의 등산객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호주에서는 많은 관광지가 장애인이나 노인들도 불편하지 않게 방문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환경보호적인 부분에서도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도록 여러 가지 장치를 둬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도브호수 주변 산책로에 위치한 냇물. [사진: 유창선 기자]

크래들 마운틴은 서늘한 기후 때문에 호주 본토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동식물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고 있다. 특히 오래된 나무들이 자연적으로 고사해 하얗게 변한 모습들은 마치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이마를 떠올리게 해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유구함에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세계 자연유산에 선정될 정도로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은 것 외에도 이곳을 운영하는 시스템이 시사하는 점이 더 크게 다가온다.


셔틀버스를 운영해 공원 내 차량을 최소화하면서도 관광객들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셔틀버스 운행을 현지 주민들이 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노인이나 여성 운전자도 다수 있으며 전반적으로 이곳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셔틀버스 정거장 표시. [사진: 유창선 기자]

다양한 트래킹 코스를 정밀하게 설계해 관광객들의 일정에 따라 여러 번 방문해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되 각 루트는 철저하게 자연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 안전장치나 가이드를 배치하고 있으며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중간 정거장이나 산장 등에는 방문객 체크할 수 있는 장치와 안내 문구가 상세히 적혀 있었고 안내 센터에는 야생동식물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기후 안내도와 방명록. [사진: 유창선 기자]

근래 한국의 국립공원이나 관광지는 예전에 비해 많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보전과 개발의 적정선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역 주민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개발과 운영이 장기적인 보전과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으며 볼거리를 개발한다는 접근 방법이 아닌 이미 있는 볼거리를 가장 잘 보여주겠다는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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