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잠 트기'

이창섭 / 기사승인 : 2023-12-27 18: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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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다'는 가까워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갑끼리 마음이 맞으면 말을 트고 또 부부끼리 생리현상을 트는 것은 예의는 좀 없어 보이지만 더 가까워질 때 가능합니다. 

 

이런 말은 쓰지 않는데 밥을 트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요즘 MZ세대들 중에는 혼밥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깝지 않은 사람과 같이 먹느니 혼자 먹는 게 더 편해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서론이 길었는데 중년 남자끼리 잠을 트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릴 때는 같이 자는 게 별거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중년으로 접어들면 좀 다르지요. 잠을 쉽게 못들기도 하고 또 새벽에 깨면 꼭 휴대폰을 보거나 하기에 집 밖에서 동료든 누구와 같이 잠을 자는 게 불편할 수 있습니다. 

 

더러는 잠꼬대도 할 수 있고 코를 고는 경우도 있어 동료와 잠을 트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외부에서나 아니면 사내에서도 연수를 받을 때 요즘은 1인1실이 기본이 되었습니다.

회사 동료와도 잠을 터서 하룻밤을 지내면 더 친근하고 재밌고 다정스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자기랑 비슷하다는 점인데 초저녁에 잠깐 먼저 잠들었을 땐 코를 조금 골기도 하고, 또 새벽녁에는 번갈아 깨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또 잠이 오지 않으면 휴대폰 불빛을 줄인 채 뉴스를 보기도 하고 그러다 잠들면 늦게까지 잠들게 되는 게 아주 비슷하더군요. 

 

출장 때 만나 같이 잠자는 동료와 편안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창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서울동남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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