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반아시아 정서, 인종차별로 이어져

강보선 기자 / 기사승인 : 2021-04-06 15: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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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트럼프의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이 문제 키워”

[프레스뉴스] 강보선 기자= 뉴욕타임스(NYT) 지가 극단으로 치닫는 미국 내 아시아 증오범죄와 관련, 그 기원이 트럼프의 반중 정책에 있다고 지적했다.

3월 중순 애틀랜타 인근 안마시술소에서 한 미국인이 총기를 난사해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8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NYT는 30일 그에 따른 반응을 묻는 텔레그램의 한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했는데, 놀랍게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정당한 보복”이라는 응답이 84%를 차지했다.

이 결과를 소개하면서 NYT는 “올해 들어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를 조롱하는 앱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장된 얼굴 생김새의 캐리커처, 개고기를 먹는 아시아인, 그리고 베트남 전쟁 당시 폭력을 행사하는 미군을 미화하는 내용 등 표현 방식도 글로 옮기기가 어려울 정도다.

NYT는 “친트럼프 계열의 극우 성향 앱들에서 이런 움직임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적었다.

이런 움직임은 명백히 지난해 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이 감염병을 중국 탓으로 돌리면서 비롯된 것이라고 NYT는 보고 있다.

중국을 향한 트럼프 행정부의 그릇된 선동이 아시아인 전체에 대한 그릇된 분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초 트럼프는 “코로나19가 곧 사라질 것”이라며 방역 조처를 하지 않다 팬데믹을 맞자, “중국 바이러스”라며 미국인의 반중 정서를 자극했다.

이어 지난해 4월 친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한 연구소에서 만들어졌으며 의도적으로 방출되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NYT에 따르면 이 기사는 페이스북에서 100만회 이상 ‘좋아요’를 받았고 트위터에서 7만8800번 리트윗 됐다.

 

혐오 감정은 단순한 감정으로 그치지 않는다. 루트거스 대학 네트워크 전염 연구소의 알렉스 골든버그(Alex Goldenberg)는 NYT 인터뷰에서 “온라인에서 반아시아적인 언사가 급증한다는 것은 그 집단을 겨냥한 현실 세계의 위협적인 사건들 역시 증가한다는 사실을 뜻한다”고 말했다.

골든버그는 특히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생물무기로 만들었다는, 근거 없고 악의적인 가짜뉴스가 이와 같은 공포와 독설을 증폭시켰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욱 불행한 것은 이 가짜뉴스를 미국 대통령이 앞장서서 퍼뜨렸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증오범죄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퍼지는 중이며, 그 수위도 단순한 감정표현에서 무차별 살인에 이르기까지 종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주요 16개 도시에서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는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

수위는 이보다 낮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있기 전이라면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인종 혐오가 만연하는 상황도 문제로 지적된다.

혐오를 방관하면 더 큰 혐오가 생겨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인을 혐오할 때 많은 미국인이 자신은 중국인이 아니라며 방관했다. 시간이 흐르자 중국인에 대한 혐오는 아시아인 전체에 대한 혐오로 발전해, 인종의 용광로라 불리는 미국을 균열시킬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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