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사진작가] 보리농사가 한창인 전남의 곡창지대 나주평야, 왕곡면 들판에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영산강과 인접한 이곳은 마침 우수(雨水)를 맞아 봄 안개가 짙게 피었다.
기계 소리만 듣고 찾아간 그곳에 강귀원(73세), 수연(49세) 부자가 있었다. 봄을 맞아 보리논에 비료를 살포하기 위해 나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트럭에는 20kg 요소비료가 한가득 실려있다. 아들은 아버지의 비료살포기에 하얀 비료 알갱이를 쏟아붓는다. "싹~" 꼭 쌀알 쏟아지는 소리 같다.
비료살포기는 아버지가 짊어진다. 비료까지 더해지니 40kg이 나간다.
"올해 보리농사는 좀 어떠세요?" 하고 여쭈니 "독새기(잡초)가 올라오고 있어, 보리가 빨리 커야 할 텐데" 하시며 비료 뿌리기에 여념이 없다.
이렇게 정성으로 기른 보리는 오는 5월에 수확한다. 대부분 공판장에 팔고 조금만 보리방아를 찧는데 이 좋은 걸 자식들이 안 먹는다고 서운해 하신다.
광주에 사는 아들 강수연 씨는 아버지 일손을 돕기 위해 종종 고향집을 찾는다고 한다. 나름대로 농사에 잔뼈가 굵었는데도 아버지 눈에는 성에 안 차는 모양이다.
그 무거운 비료살포기를 아들한테 내어주는 법이 없다.
"두 분 기념사진 찍게 활짝 한번 웃어주세요"라고 요청했더니 수줍게 미소짓는다.
들판의 봄은 농부의 땀과 열정을 머금은 채 소리 없이 우리 곁에 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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