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격변하는 중동 정세... 안보와 결속이 관건

채정병 특파원 / 기사승인 : 2024-11-06 03: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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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넘어 종교, 정치, 이념 대결 소용돌이 속 중심 잡는 요르단
▲5일(현지시간) 요르단 북부 군사지역 사령부를 방문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환호하는 군인들을 향해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사진=요르단 왕실)

[프레스뉴스] 채정병 특파원=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와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과 그의 장남 후세인 왕세자는 이스라엘 북부 및 레바논 남부와 가까운 요르단 북부 군사지역 사령부를 방문해 안보 상태를 점검하고 군인들을 격려했다.  

 

4차 중동 전 이래 최대 안보위기를 맞고 있는 요르단은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슬람 시아파벨트(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이란)에 인접해 있는 상황에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국방 강화와 내부 결속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전세계 군사력 80위를 기록한 요르단은 이스라엘(17위), 이란(14위)에 비해 뒤지지만 중동에서 이스라엘(2023년 $33억) 다음으로 미국의 지원을 많이 받는 요르단(2023년 $17억)은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토대 위에 꾸준히 국방력을 강화해 왔다.  

 

이슬람의 3대 성지 중 하나인 동 예루살렘 성전산에 황금돔 사원이 위치하고 있다. 1967년 3차 중동전쟁 전까지 동 예루살렘을 포함한 웨스트뱅는 요르단의 영토였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미국의 중재로 1994년 평화협정에 서명하기 전까지 치열하게 전쟁을 치른 앙숙관계였다.  현재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점령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웨스트뱅크)는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전까지 요르단의 영토였다.  또 만일 이스라엘이 요르단에 대해 역사적 소유권을 주장한다면 요르단 영토에서 서안지구보다 더 큰 면적이 과거 이스라엘의 2지파(부족)과 1지파(부족) 절반의 땅이었다.  

 

2023년 10월 7일 가자전쟁이 발발한 이후 요르단에서는 1년 넘게 반 이스라엘, 반 미국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한 남성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범죄 공범이라고 쓴 손 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이스라엘-요르단 간 관계는 얼마든지 갈등과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  더욱이 요르단 인구의 70% 가량이 팔레스타인 출신들이어서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탄압 이슈는 결코 강(요르단강)건너 불구경만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때문에 가자전쟁이 1년이 넘도록 끝나지 않는 상황과 맞물려 요르단에서 반 이스라엘, 반 미국 시위도 끝날 수 없는 중요한 이유다.  

 

요르단 정부는 국제관계 및 미국의 영향력으로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을 유지하려 하지만 민심은 굴욕적 협정이라며 파기를 외친다.  더욱이 이스라엘이 벌이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제노사이드(대량학살)와 인종청소를 연상시키는 만행은 요르단 민심을 들끓게 하고 있다.

 

이에 요르단 정부는 내부 동요 및 분열에 방지를 위해 대외적으로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앞장서는 한편 대내적으로 각종 루머와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강력 대응의지를 밝히는 등 내부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벌어지는 전쟁의 양상이 단순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영역을 넘어 아랍과 비아랍,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왕정과 공화정의 대결 구도로 확대되는 중동 판세 속에 이슬람 창시자의 직계혈통이라는 정통성을 내세우며 왕실의 명분을 지켜왔던 요르단이 종교와 정치가 충돌하는 이 형국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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