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칼럼] 너희들은 배신자다

김동규 / 기사승인 : 2023-03-02 0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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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동규 동명대학교 교수=
1.
아침에 한겨레 신문을 보니 민주당 내 이른바 비명계 중진(다선의원이란 뜻이다)이 이런 인터뷰를 했다 한다. “이 대표 체제가 계속 끝까지 버티면 다음에는 (비명계가)조직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이재명 대표가 자진해서 물러나지 않으면, 다음번 검찰의 추가 체포동의안 제출에 반드시 ‘가결표’를 던지겠다는 협박이다.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수박 색출’이니 뭐니 하는 집단 행동에 명백히 반대해 왔다. 무기명 비밀투표의 행위자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설령 해당자를 찾아낸들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차기 총선은 멀고 그 사이 어떤 천지개벽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러니 결국 색출 어쩌고 소동은 실질적 성과도 없을뿐더러 거꾸로 (윤정권의 검찰파시즘 전횡에 일차적 방어진지가 되어야 할)민주당 내 분란의 핵심 원천을 제공하는 기능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이번 반란표에 대한 (응당 있어야 할)분노를 십분 이해하지만, 전략적으로도 방법론적으로도 그런 접근이 타당하지 않다고 믿는 이유다.

2.
그러나 이런 관점과 ‘투표반란’에 참여한 자들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이 자들은 본질적으로 <배신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과정을 거치며 아무리 감정골이 깊었다 해도, 차기 총선 공천에 대한 두려움이 아무리 현실적이라 해도 말이다.

자기가 소속된 당 대표가 어린아이가 봐도 명백한 검찰정권의 적나라한 정치적 공격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꾸로 적과 내통하여 등에 칼을 꽂았기 때문이다.

혹시 이자들은 착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투표행위자 색출을 반대한다고 해서 전체 여론이 자기들을 지지하고 있다는 식으로.

신문에 나온 ‘비명계 중진의원’의 저따위 으스대는 공격적 표현을 보면 혹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자신들이 역사적 대의에 부합하는 의거를 치른 양 환상에 빠진 것 아닌가 하는.

천만의 말씀이다. 늑대도 자기 식구는 잡아먹지 않는다. 당신들은 (일신의 안위를 위해 제 나라 팔아먹은 자들처럼)정치적으로 철저한 배신자요 도덕적으로 참담한 실패자이기 때문이다.

3.
고구려가 형제간 내분으로 망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연개소문의 세 아들 남생, 남건, 남산이 골육상쟁을 벌였고 큰 아들 남생이 동생들에게 축출되었다. 이에 앙심을 품은 남생은 불구대천의 원수 당나라에 투항했고 치명적 정보를 제공했다. 그리고 당나라와 신라의 공격 때 마침내 누군가가 성문을 열어주었다. 백성들이 도륙을 당하고 나라는 망했다.

누가 문을 열어주었나? 배신자들이었다.

체포동의안 투표와 이후 전개되는 흐름이 꼭 그러하다. 윤석열과 한동훈이 시도하는 다음번 체포동의안은 반드시 통과시켜버리겠다고 으름장 놓는 자들이 누구인가?

자기가 소속된 정당 대표를 겨냥하는 치졸한 정치적 살수(殺手)에 칼을 빌려주겠다고 공언하는 자들이 누구인가? 마침내 적에게 성문을 활짝 열어주겠다고 선포하는 자들이 누구인가?

너희 배신자들이다.

그러니 상황을 직시하기 바란다.

세상의 어느 누구도 한 솥밥 먹는 식구를 도둑놈에게 팔아넘기는 자들에게는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희들은 지금 희희낙락 정치적 공세를 취할 때가 아니라, 시민들의 손가락질 앞에 웅크러들어 낯을 들지도 못해야 하는 입장임을.

        ▲ 김동규 동명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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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송성훈님 2023-03-02 06:55:33
참담하고 슬픕니다.
공천이 최우선인 배신자 쓰레기들이지요
크게 동의합니다!
김한석님 2023-03-04 13:41:05
구구절절이 옳은말씀 입니다.
저들을 어쩌면 좋을까요????
한 배에서 낳는데 어찌 저리 생각이 다르고 .. 차기 공천만 생각하는 쓰레기들이비다.
오경숙님 2023-03-04 13:52:50
자기 식두들조차 지켜주지 않겠다는 쓰레기 심보 아닌지요?
어짜피 잘 되었습니다.
이참에 서로 갈길가면 되는 겁니다.
이낙엽이하고 갈라서면 좋지요..
이낙옆이 걸어온 길을 보세요..
말은 부드럽게 잘 하겠지요..
드런 아저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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