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대의 수해 피해 주민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정재학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4 21: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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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절반 잠긴 구성마을, 식당 하나둘씩 문 열어
"가게 접으려고 마음 굳혔지만...다시 살아야지 어찌하겠나"
진주·합천 등 외지 손님 90%...."손님 끊길까 걱정“
우체국 영업 시작·생활거점조성사업 공사 재개
오태완 군수 "직원들과 대의면 식당 찾겠다. 동참해 달라"
▲1일 대의반점 배영자 사장이 가게 앞 물을 뿌리며 장사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의령군)
[프레스뉴스] 정재학 기자=기록적인 폭우로 마을 절반이 잠긴 경남 의령군 대의면 구성마을에 다시 삶의 불빛이 켜지고 있다. 이달 들어 20여 개의 상점과 식당들이 하나둘 영업을 재개하며, 재기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37년째 중국집 ‘대의반점’을 운영 중인 배영자 씨(71)는 "처음엔 가게를 접을 생각도 했다"며 "죽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다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밀가루 자루가 둥둥 뜬 물 위에서 눈물을 흘리던 그의 얼굴엔 다시 의지가 깃들었다.

피해는 컸지만 상인들은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조기 영업 재개를 선택했다. 업주들에 따르면 대의면 상권은 진주·합천·산청을 잇는 교차지점에 있어 외지 손님이 90%를 차지한다. 수해 이미지로 발길이 끊기면 생존조차 위태롭다는 위기감이 컸다.

마쌍식육식당 이하늘 대표(29)는 “매출이 살아나야 그나마 회생의 희망이 있다”며 “손님들의 외면이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생활 기반시설도 서서히 복구되고 있다. 택배·금융 업무 중단으로 불편을 겪던 대의우체국도 1일 다시 문을 열었다. 이태훈 국장은 “물에 잠긴 통장을 다시 발급받으러 오는 주민들이 많다”며 “공공기관 복구 예산이 없어 답답하지만, 최소한의 기능은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침수로 중단됐던 기초생활거점사업 공사도 재개되며 대의면사무소 일대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복구의 최종 목표는 일상 회복과 지역경제 회복”이라며 “군 공직자부터 대의면 식당을 찾아 외식에 동참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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