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국민연금 경영개입·노동이사제 찬성"

곽정일 / 기사승인 : 2018-07-10 14: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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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연금사회주의 비판은 이율배반"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사진=MBC 뉴스 화면 갈무리>

 

(이슈타임)곽정일 기자=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55)가 국민연금의 경영참여와 노동이사제 도입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장 교수는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기업과 혁신생태계' 특별대담에서 "국민연금 등 공공성을 가진 대규모 투자자들이 국민경제적 입장에서 주요 기업의 경영에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를 연금사회주의라고 비판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똑같은 돈을 가지고 노동자가 주주권을 행사하면 사회주의이고, 자본가가 행사하면 자본주의냐"고 비판했다.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장 교수는 "선진국의 장벽은 뚫지 못하고 많은 분야에서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는 등 큰 전환점에 서 있다"며 "한국 경제는 선진국이 우위를 점하는 제약·기계·부품소재 산업의 장벽은 뚫지 못하고, 생명공약·나노기술·인공지능·대체에너지 등 신산업분야에서도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과거 고도성장기에 1인당 국민소득 기준 경제성장률이 6%가 넘었으나 외환위기 이후 2~3%대로 떨어졌다"며 "주된 이유는 외환위기 이전 14~16% 수준이던 국민소득 대비 설비투자의 비율이 7~8% 수준으로 반토막 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이 개방되면서 단기이익을 추구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입김이 세어졌고, 이들이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하면서 대기업의 장기투자가 힘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한국 경제의 당면 과제들을 해결하려면 금융·기업·산업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상장 대기업 경영에서 단기 주주의 입김을 줄이기 위해 장기 주주들에게 기하급수적으로 가중의결권을 주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중의결권제도는 주식을 1년 이하 보유한 주주는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주고, 2년까지는 2표, 3년까지는 5표, 5년까지는 10표를 주는 방식으로 장기 투자자를 우대하는 제도다. 장 교수는 "대기업들이 경영권 방어장치로 요구하는 포이즌 필, 황금주는 영미식 주주 자본주의 논리를 따르는 것이고, 차등의결권은 도입이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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