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시작…추후 정례화 향방은?

곽정일 / 기사승인 : 2018-08-24 09: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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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규모 확대 속도 내야"
남북 정상회담 논제 오를지 주목
지난 20일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 모습. <사진=SBS 뉴스 갈무리>
(이슈타임)곽정일 기자=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 공식일정이 24일 시작되는 가운데 추후 정례화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차 상봉은 81명이 북측 상봉단이 남북의 적십자를 통해 찾은 남측 가족을 만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남측 326명은 지난 23일 속초 한화리조트에 집결해 24일 오전 9시 금강산으로 떠난다.

◇ 아기였던 사촌 동생이 노인 되고, 인민군 끌려간 형과 자원입대한 남측 동생....갖가지 사연들

송종호(85) 할아버지는 이번에 집에서 업어 키운 사촌 동생을 70여 년 만에 만난다. 송 할아버지와 북쪽 사촌 동생 송창호(77) 씨는 어릴 적 한집에 살았다.

6·25 전쟁 당시 송창호 씨의 아버지가 서울에서 사업했는데 남북 군인을 가리지 않고 돌봐주다가 특무대(오늘날의 기무사)에 신고가 접수돼 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목원선(85) 할아버지는 68년 만에 6·25 전쟁 당시 인민군에 징집된 형 김인형(86) 씨를 만난다. 목원선 할아버지는 "형의 본이름은 `목원희`인데 북측에서 개명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과거 형과 함께 인민군에 끌려갔다 돌아온 형의 친구에게 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목 씨는 형을 찾지 않았다고 한다. 형이 끌려가던 당시 자원입대했던 목씨는 "그때 끌려갔으면 북측도 전부 (군인을) 전방으로 보냈을 거 아닌가"라며 "형하고 총부리 마주 잡고 그랬을지 모른다. 하여간 살아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감상을 전했다.

◇ 높아가는 정례화 요구…남북 정상회담 테이블 오를까

이번 이산가족상봉을 두고 전문가들은 오는 9월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도 인도주의적 문제인 미군 유해발굴에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남북의 이산가족 문제 역시 대북제재의 대상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도 이점을 고려해 북한과 협상을 진행, 이산가족 문제의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낙환 겨례하나되기 운동연합 이사장도 "정부 차원의 상봉이 불규칙하고 찔끔찔끔 이루어지다 보니 위험을 무릅쓰고 민간 통로를 통해 상봉한 이산가족도 많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개최되는 이벤트성 상봉 행사는 재고되어야 한다"며 "다음 달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 인도적 사업 중에서도 최우선 사항이고 상봉 정례화와 상봉 규모 확대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오는 9월에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가 논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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